
영국에서는 채식주의가 보편화됨에 따라 비건 식품과 관련 상품 시장이 커지고 있다. KOTRA 해외시장뉴스에 따르면, 영국이 세계적으로 비건 문화를 선도하고 있다.
영국은 1944년 세계 최초로 비건협회가 설립됐을 정도로 비건 문화가 오래 전부터 자리 잡은 국가다. 2014년에는 비개뉴어리 운동까지 확산되는 등 음식뿐만 아니라 패션과 일상생활까지 비건이 다양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매체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내 비건 식품의 매출은 2017년 대비 약 40% 증가해 2019년 총 약 1조 원(8억 파운드)을 기록했다. 신규 출시된 식품 중 비건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17%에서 2019년 23%로 증가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영국인 8명 중 1명은 채식주의자다. 영국의 채식주의자는 2006년 15만 명에서 2016년 54만 명, 2019년 70만 명으로 증가했다. 그중 여성이 3분의 2를 차지한다. 2000년 기준 영국 인구의 12%가 채식주의자일 것으로 추정된다. 그밖에 21%는 스스로 상황에 따라 동물성 식품을 섭취하는 플렉시테리언이라고 밝혔다. 대체육이 포함된 식품을 섭취한 영국인은 2017년 50%에서 2019년 65%로 늘어났다. BBC뉴스는 영국인 66%는 대체육을 먹을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고 보도했다.
8일 KOTRA 해외시장뉴스에 따르면 영국의 대형 슈퍼마켓이나 패스트푸드 체인점에서 비건 식품을 적극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가령 웨이트로즈는 2018년 5월, 영국의 대형 슈퍼마켓 중에서 처음으로 비건 섹션을 134개 매장에 도입했다. 비건 및 채식주의 조리 식품 40개 이상을 출시했다. 그 결과 지난 1월, 비건 랩이나 비건 스낵 등 채식주의 식품의 판매량이 전년 대비 20% 증가하는 쾌거를 이뤘다.
테스코는 비건 샌드위치 판매량이 지난 1월,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렉스(Greggs)는 지난해 5월 멕시칸 콩 비건 랩을 출시한 것에 이어 올해 1월에는 식물성 오일과 버섯으로 만든 비건 소시지롤을 출시했다. 동물권리단체 PETA의 주도로 2만 명의 소비자가 비건 식품 출시를 요청한 것에 부응한 것이다. 1,850개 매장 중 950개 매장에 비건 식품을 선보였고 그 결과 해당 월 제품의 매출액이 상위 10%에 올랐다. 비건 소시지롤의 성공에 이어 2월에는 비건 스테이크파이를 출시했다.
프레 타 망제(Pret A Manger)는 1월 첫 비건 크로와상을 출시했고 일반 크루와상보다 하루에 2배 이상 판매됐다. 세인즈버리(Sainsbury’s)는 지난 1월 기준, 비건 샌드위치 판매량과 점심시간 비건 소비자 비중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5%, 23% 증가했다고 밝혔다.
◆ 비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
영국 런던무역관 김주현 씨는 “채식주의자 800만 명 중 36만 명은 식생활뿐이 아니라 동물 성분으로 만들어진 화장품 동물의 가죽이나 털로 만들어진 옷 등을 이용하지 않는 등 평소에도 비건 라이프스타일 비건을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매체 가디언은 향후 1년간 약 200만 명이 추가로 비건 라이프스타일을 채택할 것으로 예상했다. 비건 제품은 전 산업에서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재활용 가능한 용기의 치약이 출시되는가 하면 비건용 립스틱도 출시됐다. 동물실험이 필수인 중국에서 판매되는 제품도 기피하는 현상이 일었다. 중국의 동물실험 미실시 또는 작은 곤충을 분쇄해 만드는 크림슨 색소에 대한 검색이 전년 대비 150% 증가했다.
일반적으로 패션 산업이 환경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고 알려졌지만, 막스엔스펜서나 톱숍 등의 브랜드에서는 비건 패션을 출시했다. 2019년 하반기 막스앤스펜서에서 판매된 신발의 절반, 베스트셀러 가방 10개 중 3개는 비건이었다.
비개뉴어리(veganuary) 캠페인은 사회적으로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한몫했다. 이 캠페인은 1월 한 달 동안의 채식을 전 세계적으로 약속 및 서명하는 것을 의미한다. 2014년 시작해 2018년 17만 명, 2019년 25만 명이 서명했으며 올해는 40만 명이 서명했다.
2019년 비개뉴어리 참가자의 87%가 여성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비건에 대한 관심이 더 큰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올해에는 처음으로 캠페인 관련 TV 광고가 게재되며 영국을 포함한 5개국에 방송됐다.
비개뉴어리에 따르면 캠페인 참가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캠페인 홍보담당자는 “다양한 이유로 비건을 선택하는 만큼 다양한 형태로 채식주의를 실천할 수 있다. 채식주의가 무조건 지켜야하는 약속이라기보다는 일주일에 하루 혹은 이틀, 외식할 때만 허용하는 등 자신의 사정에 맞게 융통성 있게 접근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올해 코로나19로 예정보다 연기됐지만, 영국에는 채식주의자를 위한 축제도 많이 열린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비건 캠프인 비건 캠프아웃은 40개국 비건인이 보여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한다. 매년 8월 개최되며 2021년 제8회 비건 캠프아웃이 열릴 예정이다. 런던에서 열리는 베지페스트UK는 2월 개최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로 11월 온라인으로 열리는 것으로 변경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