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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비건리뷰] 에티컬테이블 비건초밥 "마술같은 비주얼"

 

[비건뉴스 김민영 기자] 최근 화제가 된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씨스피라시’는 대규모 어업활동에 대해 비판하면서 “수생동물을 내버려 두는 것이 바다를 지키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그렇다고 고급스럽고 신선한 초밥을 더이상 먹지 못한다며 아쉬워하기는 이르다. ‘생선이 없는’ 비건 초밥을 판매하는 식당이 있기 때문이다.

 

비건 식당 ‘에티컬 테이블’은 윤리적인 식탁이라는 이름 뜻 그대로 동물성 재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은 비건 초밥을 판매한다. SNS를 통해 확인한 ‘에티컬 테이블’의 비건 초밥은 흔히 볼 수 있는 참치, 장어, 오징어 초밥 등과 똑같은 모습이다. 예약을 마친 뒤 논비건 일행과 함께 방문했다.

 

‘에티컬 테이블’은 예약제로 운영되기에 한산할 줄 알았지만 테이블이 가득 차 있을 정도로 손님이 많았다. 메뉴는 초밥과 덮밥, 파스타, 튀김으로 구성됐다. 기자는 초밥 세트와 비건 완자 덮밥, 비건 굴튀김을 주문했다. 

 

 

된장국과 물은 셀프바에서 각자 가져다 먹는 시스템이다. 셀프바에는 된장국이 식지 않도록 버너가 구비돼 있다. 고명으로는 파와 작게 썬 두부가 준비돼 있어 원하는 만큼 넣고 ‘DIY 된장국’을 만들 수 있다.

 

 

 

채소에 미역을 곁들인 기본 샐러드와 함께 비건 완자 덮밥이 나왔다. 큼지막한 비건 완자 5개가 밥 위에 있고, 파채도 함께 올려져 있다. 곁들여 먹는 노란 소스도 제공한다. 직원은 완자에 소스를 뿌린 후 파채와 함께 먹는 것을 '먹팁'으로 추천했다.

 

비건 완자인 줄 모르고 먹었다면 고기 완자라고 착각할 수도 있을 정도의 맛이다. 짭조롬한 덮밥소스와 비건 완자가 자칫 느끼할 수도 있지만 파채와 뿌려먹는 소스가 매콤해 느끼한 맛을 잡아준다. 

 

 

비건 초밥은 초밥 8개와 3가지 종류의 유부초밥 그리고 오이마키로 구성됐다. 처음 비건 초밥을 접한 논비건 일행은 겉으로 보기엔 초밥과 같다며 감탄했다.

 

 

당근으로 만든 연어초밥에서 신기하게도 훈제 연어 맛이 느껴진다. 곤약으로 만든 오징어 초밥은 오징어회 식감과 같고 가지를 저며둔 모습은 장어라고 해도 믿음직하다. 명란마요 군함은 자잘한 알갱이가 명란과 같은 모양을 하고 있지만 아마란스다. 이외에도 참치 초밥은 참치 뱃살로 만든 것 같은 모습이지만 한입 먹으면 파프리카임을 알 수 있다.

 

 

유부초밥 3종도 100% 식물성 재료로 만들어졌다. 계란 스크램블은 단호박과 연두부로 맛을 냈고, 견과류로 만든 참치마요는 맛도 참치와 비슷하다. 유부초밥에 올려진 미트소보로의 정체는 식물성 고기다.

 

 

마지막으로 타르타르 소스가 뿌려진 비건 굴튀김이 나왔다. 겉은 굴을 튀겨놓은 모습이지만 느타리버섯이다. 매운 타르타르소스가 두꺼운 튀김을 깔끔하게 만드는 중화작용을 한다.

 

총평하자면 비건 초밥의 겉모습은 ‘음식에 마술을 부렸나?’ 싶을 정도로 초밥과 동일하다. 몇 가지 초밥의 경우는 비리지 않은 생선 초밥을 먹고 있는 듯 식감과 맛도 생선 초밥 맛이다. 논비건의 일행도 이렇게 신기한 초밥이라면 또 먹으러 오고 싶다고 했을 정도. 비건 완자와 비건 굴튀김도 기대 이상이다. 특제 소스가 산뜻하고 깔끔한 맛을 낸다. 

 

‘에티컬 테이블’의 메뉴판은 ‘모순’ 그 자체다. 가령 ‘명란없는 명란마요', '참치없는 참치초밥' 같은 식이다. 하지만 모든 메뉴가 모순일지라도 기분 좋게 속아 넘어갈 수 있는 식당이었다. 앞으로도 모순적인 메뉴들이 점점 더 늘어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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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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