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심혈관 질환, 대사증후군, 관절염 등 만성 염증 질환이 늘어나면서 일상적인 식단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특히 항염 효과가 입증된 과일과 채소를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예방과 완화에 효과적인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염증은 인체가 외부 자극에 대응하기 위해 자연적으로 일으키는 방어 반응이지만, 만성화되면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불균형한 식습관과 가공식품의 과다 섭취가 체내 염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는 반면, 특정 과일과 채소는 항산화 및 항염 작용을 통해 염증 수치를 낮추는 데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
대표적인 항염 채소로는 브로콜리와 시금치, 케일 같은 잎채소가 꼽힌다. 이들 식품은 설포라판이나 플라보노이드, 카로티노이드 같은 항산화 화합물을 함유하고 있어 염증성 지표(CRP)의 수치를 낮추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양파에 풍부한 퀘르세틴, 마늘의 알리신 역시 체내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데 기여한다. 매운 고추에 들어 있는 캡사이신은 염증 관련 신경전달물질을 차단하는 기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근도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면역 조절과 염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과일 가운데서는 베리류와 감귤류가 가장 주목받고 있다. 블루베리, 딸기 등 베리류에는 안토시아닌이 풍부해 염증 유발 물질의 생성을 억제하는 데 효과적이다. 오렌지와 자몽은 비타민 C와 플라보노이드를 통해 산화 스트레스를 줄이고 면역 기능을 강화한다. 사과는 퀘르세틴과 식이섬유가 대장 건강을 개선하며, 염증 반응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포도의 레스베라트롤 성분은 심혈관 건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며, 타트 체리는 통풍이나 관절염과 관련한 염증 반응을 완화하는 데 유익하다는 임상 보고도 있다. 파인애플의 브로멜라인은 염증성 단백질을 분해하고 조직 회복을 돕는 기능이 있다.
하지만 단일 식품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접근은 지양해야 한다. 항염 효과가 있는 과일과 채소도 균형 잡힌 식단 내에서 다양하게 섭취해야 최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신선한 상태로 섭취하는 것이 중요하며, 가공 과일이나 채소주스 등은 설탕이나 첨가물로 인해 오히려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건강기능식품 형태의 보충제를 무분별하게 복용하는 것도 전문가 상담 없이 이뤄질 경우 부작용 위험이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평상시의 식습관이다. 식물성 식품 위주의 식단은 염증을 완화하고 면역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으며, 이는 약물 중심의 염증 치료를 보완하거나 예방적 효과를 제공하는 자연스러운 대안이 된다. 전문가들은 염증 예방을 위해 채소와 과일을 하루 최소 400g 이상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으며, 가급적 색이 다양한 식재료를 고루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