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국제 동물보호단체가 영국에서 충격적인 인공지능(AI)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은 ‘사랑받던 반려견이 가죽 신발로 변하는 장면’을 담아내며, 무심한 소비가 다른 동물의 희생을 불러온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이번 영상은 국제 동물권 단체 페타(PETA) 영국 지부가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노이즈 미디어(Noise Media)와 협업해 제작한 것으로, 실제 동물이 피해를 입지 않은 완전한 AI 구현물이다.
영상 속 한 커플은 반려견이 옆에 있는 채로 휴대전화로 쇼핑을 한다. 남성이 가죽 신발을 ‘구매하기’ 버튼을 누르는 순간, 곁에 있던 반려견의 피부가 신발로 변하며 피가 튀고 비명이 울려 퍼진다. 단체는 이 장면을 통해 “당신은 반려견을 신발로 만들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왜 다른 동물을 신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페타 프로그램 부대표 엘리사 앨런은 이번 캠페인과 관련해 “모든 동물은 누군가이며, 소는 개나 고양이, 인간과 다르지 않다. 누구도 신발 한 켤레 때문에 난도질당할 이유가 없다”며 소비자들의 쇼핑 습관 변화를 촉구했다.
실제 현실은 영상보다 더 잔혹하다. 페타 아시아의 잠입 조사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매년 약 200만 마리의 개와 고양이가 가죽을 위해 도살되고, 이들의 가죽은 고의적으로 잘못 표기돼 해외로 수출된다. 소 역시 고통과 두려움을 느끼지만 글로벌 가죽 산업을 위해 희생된다. 페타는 세계 최대 가죽 생산업체의 실태를 폭로하며 송아지 얼굴에 낙인을 찍고, 소와 황소를 구타하며, 전기 충격기를 사용하는 장면을 공개한 바 있다.
가죽 산업은 매년 약 10억 마리의 소를 도살할 뿐 아니라, 삼림 파괴와 수질 오염, 생물다양성 손실 등 심각한 환경 파괴를 야기한다. 이는 단순히 동물권 차원을 넘어 환경 문제와도 직결된다는 점에서 국제 사회의 우려가 크다. 소 역시 개와 마찬가지로 유대 관계를 맺고, 이별과 죽음을 슬퍼하는 존재라는 점에서 산업적 도살은 윤리적 질문을 피할 수 없다.
페타는 “동물은 인간이 입기 위한 존재가 아니다”라는 모토 아래 종차별주의를 거부하며, 가죽 대신 대체재를 선택하는 것이 지구와 동물을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이번 AI 영상은 충격적인 연출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내가 고른 신발이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소비 습관의 근본적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