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경기도 하남시 교산지구 재개발 사업 현장에서 길고양이와 유기동물의 구조와 안전 이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22일 열렸다. 어울림 시민동물연대와 (사)나비야사랑해 등 동물보호단체들은 이날 오후 하남시청 앞 광장에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공사 과정에서 방치되고 있는 동물들의 생존권 보장을 강력히 요구했다.
단체들은 성명문을 통해 “교산지구 재개발 과정에서 1000여 마리로 추정되는 길고양이와 야생동물이 서식지를 잃고 생매장되는 참극이 벌어지고 있다”며 “정부와 지자체, LH와 시공사 등 개발 주체들은 동물보호법을 위반한 채 무책임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고양이는 영역을 떠나지 않는 습성과 본능 때문에 공사 현장에서 중장비와 콘크리트 더미에 깔리거나 폭파 작업 중 희생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하남시가 직영으로 운영하는 유기견 보호소의 공간이 50% 이상 비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산지구 고양이의 구조와 회복을 위한 수용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힌 점을 문제 삼았다. 단체 관계자는 “다른 지자체들은 빈 공간이나 돌봄 센터를 활용해 구조 동물을 보호하고 있지만 하남시는 어떠한 지원도 하지 않고 있다”며 감사와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했다.

또한 현행 하남시 조례에도 ‘재개발, 재건축 지역의 유실·유기동물을 적극적으로 구조해야 하며 길고양이 보호 조치를 위해 생태이동통로 설치와 이주방사를 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시와 LH는 조례를 준수하고 안전한 이소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다섯 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주요 내용은 △교산지구 내 유기동물과 길고양이에 대한 즉각적인 구조 및 보호 조치 △하남시와 LH 등 개발 주체들의 동물 생명권 보호 이행 및 제도화 △재개발 구역 내 안전 이소 및 이주방사 대책 마련 △공사 관계자 대상 동물보호 교육 및 구조 매뉴얼 도입 △정부와 지자체의 협력 체계 구축 및 감시 강화다.

참석자들은 피켓 시위를 벌이고 항의서한을 시청에 제출하며 “개발로 인한 동물 학대와 대량 희생을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며 즉각적인 대책 마련을 거듭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