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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건강수명 늘리려면 장을 지켜라…연구가 밝힌 식물성 식단의 힘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장내 미생물이 노화와 건강수명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국제 학술지에 실리면서, ‘장 건강’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그동안 소화 기능이나 면역 체계 유지와 연결돼 있던 장내 미생물이 사실상 인체 전반의 노화 과정을 좌우한다는 점이 밝혀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식물성 식단이 장내 환경을 개선하고, 건강한 노화를 앞당기는 핵심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최근 이탈리아 연구진은 장내 미생물과 노화 관련 질환의 상관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대규모 유전학적 조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에 축적된 혈액과 유전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장내 미생물의 특성과 노화 관련 지표 사이의 5만여 개 인과관계를 검증했다.

 

그 결과 황반변성, 심혈관 질환, 당뇨병과 같은 대표적 노인성 질환이 장내 세균총 불균형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36종의 염증 단백질과 25종의 대사 단백질에서 장내 미생물과의 인과적 연결이 드러나면서, 장내 불균형이 단순한 소화 문제를 넘어 전신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장내 미생물은 단순히 음식을 분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비타민과 아미노산을 합성하고, 식이섬유를 발효시켜 염증을 억제하는 단쇄지방산을 만든다. 이 균형이 깨지면 ‘장내 세균총 불균형’이라 불리는 상태가 되는데, 이는 만성 염증과 면역 체계 교란을 일으켜 노화를 가속화한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완전한 인과관계를 입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지만, 장내 건강이 노화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는 무게를 실었다.

 

 

전문가들은 장 건강을 지키는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식단을 꼽는다. 그중에서도 식물성 식단은 장내 환경을 개선하는 데 탁월한 효과를 낸다. 곡물, 채소, 과일, 콩류, 견과류 등에는 풍부한 식이섬유가 들어 있어 장내 유익균의 주요 먹이가 된다.

 

이 섬유질이 대장에 도달하면 미생물이 이를 분해하면서 염증 억제 물질을 생성해, 전신 건강을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김치, 사우어크라우트, 요구르트 같은 발효식품은 유익한 프로바이오틱스를 보충해 장내 균형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 반대로 동물성 지방과 가공식품 중심의 식단은 해로운 미생물 증식을 촉진해 불균형을 악화시킬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생활습관 역시 장 건강과 직결된다. 수면 호르몬의 상당 부분은 장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장내 불균형은 수면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수면 부족은 장내 미생물 다양성을 떨어뜨린다. 운동 부족이나 만성 스트레스, 과도한 음주 역시 장내 환경을 해치는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따라서 규칙적인 운동,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 관리, 절주가 장 건강을 위한 필수 조건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연구가 보여주듯, 장내 미생물은 노화의 원인으로만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수명을 늘릴 수 있는 중요한 기회 요인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장 건강은 단순히 위장관 질환 예방 차원을 넘어 전신 건강과 노화를 결정짓는 열쇠”라며 “식물성 식단과 올바른 생활습관이야말로 가장 손쉬우면서도 효과적인 장수 전략”이라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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