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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웨이스트

리필스테이션 확산…일회용 감축의 새로운 해법

소비자 참여형 순환경제 모델로 자리 잡는 중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기 위한 ‘리필스테이션’이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전국 리필스테이션 수는 210곳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수도권이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며, 서울시와 경기 고양시, 인천 연수구 등에서 집중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이 같은 확산은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 정책과 시민 참여 의식이 높아진 결과로 분석된다. 지난 8월 환경부의 ‘자원순환 실태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2%가 “리필스테이션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이는 2년 전 43%에서 크게 상승한 수치로, 환경 인식이 생활 속 소비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리필스테이션은 세제, 샴푸, 식용유 등 생활용품을 다회용 용기에 덜어 사용하는 시스템이다. 포장재를 최소화하면서도 필요한 만큼만 구입할 수 있어 자원 절약과 쓰레기 감축 효과가 크다. 서울시 관계자는 “리필스테이션 운영 매장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가 80%를 넘는다”며 “소비자 인식 개선이 가장 큰 성과”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는 대형 유통업체들도 이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지난해부터 일부 매장에 리필존을 도입해 세제, 섬유유연제, 주방세제 등을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는 올해 7월부터 PB브랜드 상품을 중심으로 리필 판매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환경 인식이 소비 패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시대”라며 “리필스테이션은 유통업계의 새로운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외 사례도 주목된다. 프랑스의 ‘네이키드샵(Naked Shop)’은 매장 내 모든 상품을 무포장 형태로 제공하고, 영국의 ‘제로스토어(Zero Store)’는 온라인 주문 시에도 다회용 용기를 회수·재사용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유럽환경청 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매장은 일반 소매점 대비 포장 폐기물 발생량을 60% 이상 줄이는 효과를 보였다.

 

다만 국내에서는 제도적 과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리필스테이션 운영 시 제품의 위생관리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소상공인 입장에서는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중소 매장 운영자는 “위생기준 강화에 따라 용기 세척과 관리비용이 늘었다”며 “지속적인 행정 지원이 없다면 운영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환경부는 올해 말까지 ‘리필제품 위생관리 표준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계획이다. 또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리필스테이션 인증제’ 도입도 검토 중이다. 관계자는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면서 친환경 소비문화를 확산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리필스테이션이 단순한 유행이 아닌, 지속가능한 순환경제의 핵심 요소로 발전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연구원은 “리필소비는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동시에 지역 자원 순환을 촉진한다”며 “장기적으로는 제조업 구조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시민단체들은 리필스테이션 확산을 위해 세제 혜택과 리필 전용 용기 보증금 제도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측은 “정부가 기업 중심이 아닌 시민 참여 중심의 제도로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필스테이션은 이제 단순한 친환경 실험이 아니라 실질적인 소비혁신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포장 없는 소비가 일상이 되는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정부, 기업, 시민이 함께 구조적 변화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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