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식물성 식품 시장에서 냉동 카테고리가 빠르게 성장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업계 분석에 따르면 식물성 냉동식품의 세계 시장은 2024년 약 50억달러에서 2034년 12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는 전체 식물성 산업 가치가 현재 443억달러에서 2031년 1231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이 같은 확대는 단순한 ‘간편식’ 수요를 넘어, 건강과 편의, 윤리적 선택을 동시에 고려하는 소비 행태 변화가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가정 내 냉동 보관의 장점은 유통기한 연장과 음식물쓰레기 저감으로 이어져, 초기 진입 비용과 시행착오를 줄이는 데 기여한다. 냉장 제품에 주저하던 소비자도 냉동 카테고리에서는 시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주요 대형마트의 냉동 진열대에는 식물성 즉석조리식, 육류·어류 대체품, 디저트 등 품목 다변화가 진행 중이다. 비욘드미트, 디스(THIS), 쿼른, 원플래닛피자 등 브랜드가 품질 경쟁을 주도하고 있으며, 노매드푸즈 같은 글로벌 기업과 전통 육가공 업체들까지 전략적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이는 물류와 제조 인프라가 비교적 안정적인 냉동 카테고리의 특성과도 맞닿아 있다.
수요 확대의 배경에는 플렉시테리언의 증가가 있다. 채식을 엄격히 고집하지 않더라도 동물성 섭취를 줄이려는 소비자가 건강성과 실용성을 기준으로 제품을 고르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이러한 흐름은 냉동 카테고리에서 ‘합리적 가격·보관 편의·영양 설계’의 조합으로 구현되고 있다.
프로베지 인터내셔널은 자사 ‘뉴 푸드 허브’ 분석에서 식물성 냉동식품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면서도 품질 격차를 과제로 지목했다. 외식 수준의 고급 냉동 간편식, 해동 후 식감과 풍미가 유지되는 고품질 대체육, 지역별 정체성을 살린 정통 국제 요리 등은 아직 공급이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민첩한 브랜드가 품질과 창의성을 동시에 확보한다면 다음 성장 파도를 선도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시장 구조 측면에서 냉동 카테고리는 제조 표준화와 수율 관리에 유리하다. 레시피 일관성 확보와 대량 생산이 가능해 단가 안정에 기여하고, 리콜·폐기 위험을 상대적으로 낮출 수 있다. 이 점은 원가와 변동성이 큰 신선 식물성 카테고리의 한계를 보완한다.
다만 제품 기획 단계에서 영양 밸런스와 원재료 투명성은 필수 조건으로 강조된다. 단백질·식이섬유·나트륨 등 핵심 지표의 명확한 제시는 ‘편의성은 높게, 영양 손실은 낮게’라는 소비자 기대에 부합하기 위한 기본 요건이 됐다. 지속가능 포장과 에너지 효율적인 콜드체인 운영도 평가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사례 측면에서는 피자·라자냐·볼 등 서구형 메뉴를 넘어, 지역 특화 소스와 향신료를 반영한 제품이 재구매율을 견인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디저트 분야에서는 코코넛, 귀리, 콩 단백을 활용한 무유제품 아이스크림·브라우니 등으로 카테고리가 넓어지고 있다. 프리미엄 세그먼트 공략을 위한 ‘레스토랑 퀄리티’ 콘셉트도 늘고 있다.
프로베지 인터내셔널 측은 “냉동 카테고리는 대중 시장으로 가는 관문 역할을 하고 있으며, 혁신과 다양성, 가격 경쟁력이 동시에 요구된다”고 전했다. 이어 “브랜드는 해동·조리 후 경험 품질을 설계 단계에서부터 검증하고, 국제적 미식 트렌드와 지역화 전략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요약하면 식물성 냉동식품은 단기 유행을 넘어 구조적 성장 단계에 들어섰다. 공급망 안정성과 제품 일관성, 합리적 가격대를 기반으로 신규 소비자 유입과 재구매를 동시에 이끌고 있으며, 품질 혁신에 성공한 기업이 시장 확대의 수혜를 크게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