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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영국, 고기보다 식물성 단백질 더 싸졌다…“건강·환경 모두 이득”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영국에서 고기 가격이 급등하면서 일부 식물성 단백질 제품이 오히려 더 저렴해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최근 런던의 자선단체이자 독립 싱크탱크인 ‘그린얼라이언스(Green Alliance)’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영국 내 육류 가격은 꾸준히 상승한 반면 식물성 단백질 제품의 가격은 오히려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한 물가 변화가 아닌, 식품 산업의 구조적 전환을 위한 기회로 보고 있다.

 

그린얼라이언스는 지난 9월 ‘레시피 포 리질리언스(Recipe For Resilience): 영국의 번영하는 식물성 단백질 산업이 주는 이점’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최근 12개월간 영국의 단백질 식품 가격 변화를 분석하고, 생활비 부담 완화와 함께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식품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육류의 평균 가격은 1킬로그램당 1.18파운드 상승한 반면, 식물성 단백질은 같은 기간 0.14파운드 하락했다. 특히 소고기 가격은 33퍼센트나 급등해 모든 육류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소고기 대체 식품인 식물성 다진고기나 채식 미트볼은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거나 오히려 내려갔다. 식물성 버거와 너겟의 경우에는 고기 제품과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조사됐다.

 

 

그린얼라이언스 자연환경 책임자인 리디아 콜라스(Lydia Collas)는 영국 식품전문매체 ‘더 그로서(The Grocer)’와의 인터뷰에서 “고기 가격 상승세가 멈출 기미가 없어 가계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식물성 대체식품은 가격 변동에 더 강하며, 가족용 라자냐 한 판의 비용을 2.15파운드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이 이를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식물성 식품의 장점은 가격뿐 아니라 건강과 환경에서도 두드러진다. 지난해 발표된 다른 연구에서는 식물성 대체식품이 전통적인 육류보다 건강에 이로우며,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89퍼센트나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린얼라이언스는 “식물성 식품의 확산은 단순한 소비 트렌드가 아니라, 건강과 기후 대응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현실적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영국 정부가 식물성 단백질 산업의 성장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목표형 재정 지원 △공급망 인프라 강화 △소매업체의 책임성 강화 △유연한 규제 개선 등을 추진할 것을 권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공공 부문이 1파운드를 투자할 때마다 민간에서 1.92파운드의 추가 투자가 유입돼, 인공지능 대학 연구보다 높은 투자 효율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편 영국 내 소비자들의 식물성 식품에 대한 관심도 이미 상당히 높다.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60퍼센트가 식물성 대체식품을 시도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으며, 58퍼센트는 육류 섭취를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는 향후 1년간 식료품비 부담을 걱정하는 것으로 조사돼, 식품 가격 안정과 대체식품 확대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콜라스는 “영국의 식량 안보를 강화하고 성장 잠재력이 큰 식물성 식품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국민이 다양한 식물성 선택지를 쉽게 접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식물성 단백질이 고기보다 저렴해진 이번 변화는 단순한 가격 경쟁을 넘어, 건강과 환경, 경제를 함께 고려하는 새로운 식생활 전환의 신호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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