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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비건리포트] 햄을 빼고 돼지를 살렸다?…웃음 속에서도 남은 ‘한 걸음의 의미’

[편집자 주]

웃음이 남긴 문장, 그 속에 담긴 의미를 다시 읽습니다.

 

작은 실천의 힘을 믿는 당신께, 오늘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햄을 빼고 먹으니 돼지를 살린 것 같았다.”

 

 

짧은 한 문장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지만, 그 문장은 완벽함보다 ‘시도하는 과정의 의미’를 담고 있었다.

 

비건뉴스의 ‘비건일지’는 기자가 직접 채식을 실천하며 겪은 경험을 담은 연재물이다. 당시 취재기자는 영화 ‘옥자’를 보고 붉은 고기 섭취를 줄이기로 결심하고, 닭과 생선은 먹되 돼지고기와 소고기는 피하는 ‘폴로 베지테리언’ 단계를 실천했다. 문제의 문장은 그 과정에서 나왔다. 기자는 분식점에서 참치김밥을 사 먹다 햄이 들어 있음을 발견하고, 하나씩 빼며 불편하면서도 ‘돼지를 살린 듯한 뿌듯함’을 느꼈다고 적었다. 이는 실제로 생명을 구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고기 소비를 줄이는 작은 실천의 상징적 표현이었다.

 

 

최근 국내에서도 채식과 비건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완전한 채식인은 물론 육류 섭취를 줄이는 채식 지향 인구까지 포함하면 국내 인구의 5% 수준인 약 250만 명으로 추정된다. 특히 완전 비건보다 ‘가끔 채식’이나 ‘육류 섭취를 줄이는’ 방식으로 참여하는 비건지향인들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식습관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환경보전과 동물복지, 지속가능한 소비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문장은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죽은 돼지를 살릴 수 있느냐’는 농담으로 회자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상징적 표현을 사실로 오독한 사례에 가깝다. 기자가 전하고자 한 것은 실천의 완벽함이 아니라, 일상의 작은 선택이 가지는 윤리적 의미였다.

 

이 문장은 완전한 채식을 말하기보다, 불완전한 실천 속에서도 변화가 시작될 수 있다는 인식을 전한다. 이런 변화는 각자의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완벽한 비건 한 명보다 어설픈 비건지향인 열 명이 낫다’는 말처럼, 작은 실천이 모여 사회의 변화를 만든다.

 

비건뉴스 관계자는 “비건일지는 완벽한 채식을 강요하기보다 누구나 시도할 수 있는 변화를 보여주려는 연재였다”며 “하나의 문장이 채식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만들었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때 농담거리로 소비됐던 문장이지만, 지금은 ‘불편한 진실을 건드린 표현’으로 다시 읽히고 있다. 비건을 바라보는 사회 인식도 ‘특이함’에서 ‘지속가능한 선택’으로 서서히 옮겨가고 있다.

 

세계 비건의 날은 1994년 영국 비건협회가 창립 50주년을 기념해 제정한 날로, 채식의 실천뿐 아니라 동물보호와 환경보전의 가치를 되새기자는 취지를 담고 있다. 한국에서도 매년 11월 1일을 전후해 다양한 비건 캠페인과 채식마켓이 열리며, ‘함께 살아가는 식탁’을 주제로 한 공감의 장이 만들어지고 있다.

 

‘햄을 빼고 돼지를 살렸다’는 문장은 결국 그런 흐름을 상징한다. 지난 1일은 세계 비건의 날이었다. 완벽하지 않아도, 작은 선택이 세상을 조금씩 바꾼다. 그 의미를 다시 떠올리게 하는 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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