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최유리 기자]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이자 자선사업가 빌 게이츠가 “기후변화는 인류 문명의 종말을 초래할 정도의 파국이 아니다”라며 기후 대응 전략의 전환을 제안했다.
게이츠는 지난 10월 28일 개인 블로그 ‘게이츠 노트(Gates Notes)’에 게재한 메모를 통해 “전 세계가 탄소배출 감축 목표에 지나치게 매달려 왔다”며 “이제는 기후변화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사람들의 고통을 줄이는 방향으로 초점을 옮겨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온실가스 감축은 여전히 중요하지만, 기후변화는 단순한 온도 문제가 아니라 빈곤과 식량, 질병 등과 긴밀히 얽혀 있는 복합 위기”라며 “기후 대응과 인류 복지는 별개의 과제가 아니라 하나의 연속선상에 있다”고 설명했다.
게이츠는 또 인공지능(AI)과 청정에너지 기술이 향후 기후 대응의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AI는 전력망 효율을 높이고, 농업 생산성을 강화하며, 에너지 전환을 앞당기는 데 실질적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오는 11월 열리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를 앞두고 공개돼 국제 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게이츠의 제안을 “감축 중심 담론을 넘어 인류 복지 중심으로 확장한 실용적 접근”으로 평가하는 반면, “기후위기의 긴급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게이츠는 앞서 저서 『기후재앙을 피하는 법(How to Avoid a Climate Disaster)』에서 “기술 혁신이 탄소중립 달성의 핵심”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메모 역시 그 연장선상에서 기후 담론의 방향을 재정립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기후변화 대응은 단순한 배출 감축을 넘어 인간의 생존과 복지, 불평등 해소를 아우르는 국제적 과제가 되고 있다”며 “기술과 연대가 함께 가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