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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

영국, 동물실험 대체기술 전환 전략 발표…한국도 대체시험법 확대 추진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영국 정부가 동물실험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고 인공지능(AI) 분석과 3차원(3D) 바이오프린팅 조직 등 신기술을 활용한 대체시험법으로 전환하는 국가 전략을 발표했다. 영국 과학기술혁신부는 이달 초 ‘과학에서의 동물 대체’ 정책 문서를 공개하며, 대체기술이 인체 안전성 측면에서 기존 동물시험과 동등한 수준으로 검증되는 경우 실험 전환을 촉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책 문서에는 3D 바이오프린팅 인체조직 모델, AI 기반 독성·유효성 데이터 분석, 장기 기능을 모사하는 오가노이드-온-칩 시스템 등 구체적 기술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영국 정부는 이러한 시험법의 검증과 산업 현장 도입을 확대해 동물실험 의존도를 지속적으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부는 총 75백만파운드 규모의 예산을 대체시험법 개발에 투입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60백만파운드는 정부가 직접 지원하며, 의학연구위원회(MRC), 이노베이트UK, 웰컴트러스트가 15.9백만파운드를 추가로 부담한다. 주요 재원은 인체 세포 기반 시험법(human in vitro models) 연구 고도화에 활용될 예정이다.

 

패트릭 밸런스 과학기술혁신부 장관은 “영국은 동물 고통을 줄이는 과학적 전환을 지향하고 있으며, 정부는 대체시험법이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범위 내에서 우선 도입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이번 로드맵은 정부·산업계·동물보호 단체가 협력해 더 빠르고 효과적인 방식으로 동물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정부는 구체적 일정도 제시했다. 피부 및 안구 자극 시험은 2026년 말까지 규제시험에서 제외하고, 보툴리눔 톡신 효능시험은 2027년 종료를 목표로 한다. 2030년까지는 개와 영장류를 대상으로 한 약물동태시험을 단계적으로 중단하는 계획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현지 동물보호 단체들은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일부 보완을 요구하고 있다. 크루얼티프리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정부가 과학계와 시민사회의 요구를 반영해 동물실험 축소 약속을 실천하려는 진전으로 볼 수 있다”며 “연구 재정 확대와 규제 개편이 명확히 포함된 점은 중요한 변화”라고 밝혔다. 동물실험 대체 연구기관인 애니멀프리리서치UK 측은 “동물 없는 과학으로의 전환을 인정한 조치이지만, 법적 기준과 세부 일정이 더욱 명확히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도 동물실험 대체기술 도입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정부는 동물실험대체시험법의 개발·보급·활용을 촉진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으며, 동물보호법을 통해 동물실험 수행 시 대체방법 우선 원칙을 명시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화장품 분야에서 20개 이상 대체시험법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산업계 도입을 유도하고 있다.

 

기술 인프라도 확충되고 있다. 한국시험인증연구원(KTR)은 2016년 동물대체시험·피부임상센터를 설립해 인체 기반 시험과 3D모델 등 비동물 시험을 운영 중이다. 또한 인천에서는 2026년 완공을 목표로 국내 최초 동물실험 없는(Animal-Free) 국가시험시설이 조성되고 있으며, 인체세포, 인공장기, AI 시뮬레이션 기반 시험법을 시험·검증 체계에 도입할 계획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한국의 대체시험법이 여전히 검증과 국제 인정 절차에서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인증체계 고도화, 연구 인력 확충, 산업계 도입 확대 등 과제가 남아 있어 향후 실행 속도가 관건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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