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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만성신장질환 환자, 귀리 그래놀라 아침식사…혈압·혈관 부담 완화 가능성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귀리를 주원료로 한 저염 과일 그래놀라를 아침 식사로 섭취한 만성신장질환 환자에게서 혈압과 혈중 지질 지표, 장 건강 관련 수치가 개선되는 경향이 확인됐다. 일본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식이 관리의 하나의 가능성을 보여주지만, 보다 큰 규모의 검증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 식품·영양 학술지인 Foods에 발표됐으며, 중등도 만성신장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과일 그래놀라 섭취가 심혈관·신장 관련 지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만성신장질환은 전 세계적으로 약 8억4360만 명이 앓고 있는 질환으로, 사망률 증가와 삶의 질 저하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연구에 따르면 오는 2040년에는 전 세계 기대수명 손실의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당뇨병, 비만, 고혈압과 같은 생활습관성 질환은 만성신장질환의 대표적인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만성신장질환 환자는 심혈관질환 위험이 함께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질환이 진행될수록 심혈관질환 발생률이 증가하며, 실제 사망 원인에서도 심혈관질환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 때문에 약물 치료와 함께 식이 관리의 중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연구진은 기존 연구에서 지중해식 식단이나 통곡물 위주의 식단이 만성신장질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과일 그래놀라는 귀리를 주원료로 한 시리얼 식품으로, 50g 기준 소금 함량이 약 0.24g에 불과해 일반적인 식사에 비해 나트륨 섭취를 줄일 수 있는 선택지로 평가된다.

 

귀리에 풍부한 베타글루칸은 물에 녹는 식이섬유로, 혈중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과 혈당 수치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이전 관찰 연구에서 혈액투석 환자에게 과일 그래놀라 섭취가 혈압 감소와 장내 환경 개선과 연관됐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번 연구에는 일본의 한 대학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중등도 만성신장질환 환자가 참여했다. 대상자는 만 20세 이상으로, 질환 상태가 비교적 안정적이고 사구체여과율이 15~89mL/min인 환자로 제한했다. 염증성 질환, 영양 상태 저하, 암, 스테로이드 치료 중인 경우는 제외됐다.

 

참여자들은 기존 아침 식사를 주 5일 이상 50g의 과일 그래놀라로 대체해 2개월간 섭취했다. 연구진은 혈액과 소변 검사, 가정 혈압 기록, 영양 상태 평가, 배변 상태 설문을 통해 변화를 비교 분석했다.

 

최종 분석에는 24명이 포함됐으며, 평균 연령은 66.8세였다. 남성이 83퍼센트를 차지했고, 대부분이 만성신장질환 G3 단계에 해당했다. 당뇨병성 신증을 동반한 환자는 전체의 87퍼센트였다.

 

연구 결과, 수축기 혈압은 평균 128.9mmHg에서 124.3mmHg로 유의하게 낮아졌다. 이완기 혈압은 소폭 감소했으나 통계적으로 뚜렷한 차이는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 기간 동안 특별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

 

신장 기능을 나타내는 혈청 크레아티닌과 사구체여과율에는 변화가 없었으며, 간 기능과 혈액 관련 지표도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반면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과 저밀도지단백 대비 고밀도지단백 비율은 유의하게 감소해 혈관 건강 측면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보였다.

 

소변 검사에서는 신장 세뇨관 손상과 관련된 지표로 알려진 N-아세틸-베타-D-글루코사미니다아제 수치가 유의하게 감소했다. 연구진은 이를 신장에 가해지는 부담이 일부 완화됐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해석했다.

 

배변 횟수 증가와 대변 형태 개선 등 장 건강 지표도 함께 개선됐다. 다만 소변을 이용해 추정한 하루 염분 섭취량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연구진은 단일 소변 검사 방식의 한계가 반영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에 대해 “과일 그래놀라를 활용한 간단한 아침 식사 대체가 만성신장질환 환자의 혈압과 혈중 지질, 장내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다만 대조군이 없는 소규모 연구이고, 연구 기간이 짧다는 점에서 결과 해석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일본인 환자만을 대상으로 했고, 식품 제조사가 연구에 참여했다는 점 역시 한계로 지적됐다. 연구진은 향후 다양한 국가와 인구집단을 포함한 장기적·대규모 임상 연구를 통해 효과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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