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이용학 기자] 글로벌 비건 식품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국내 식품기업들이 해외 시장을 중심으로 전략을 재정비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비건 식품 수요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식물성 대체식품 소비는 꾸준히 확대되는 흐름이다. 이에 따라 일부 기업들은 내수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수출과 해외 현지화를 통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는 전 세계 식물성 대체식품 시장 규모가 2024년 374억 달러에서 2032년 1030억 달러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평균 성장률은 13퍼센트 수준으로 추산된다. 지역별로는 미국과 유럽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건강한 식생활과 환경·기후 이슈에 대한 인식 확산이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미국은 단일 국가 기준으로 가장 큰 비건 식품 시장으로 분류된다. 채식주의 식단과 플렉시테리언 소비가 확산되면서 식물성 식품이 일상적인 선택지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유럽 역시 지속 가능성을 중시하는 소비 문화 속에서 비건 식품이 대형 유통망을 중심으로 안정적으로 소비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1인당 육류 소비량은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시장 변화는 비건 식품의 유통 구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 대체식품 전용 코너에 한정되던 비건 제품은 최근 일반 냉동식품, 간편식, 면류 코너 등으로 배치 범위가 확대되는 추세다. 이는 비건 식품이 특정 소비층을 위한 대체재를 넘어, 건강과 환경을 고려한 일상 식품으로 인식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변화로 해석된다.
반면 국내 시장에서는 비건 식품이 일시적 유행에 그쳤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일부 식품기업들이 출시했던 비건 아이스크림과 식물성 버거, 대체육 제품이 잇따라 단종되면서 시장 축소 인식이 확산됐다. 다만 이는 수요 자체의 한계라기보다는 제품군 선택과 소비 접점 부족에 따른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러한 맥락에서 국내 기업들은 해외 수요가 확인된 품목을 중심으로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풀무원은 식물성 대체식품 브랜드를 통해 대체면과 두부 기반 제품에 집중하고 있다.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은 두유면과 두부면을 주력으로 삼아 생산 규모를 확대했으며, 일부 제품은 미국과 유럽, 동남아 지역을 대상으로 시범 수출을 진행하고 있다.
식물성 대체음료 분야에서는 매일유업이 귀리와 아몬드 등을 원료로 한 제품군을 중심으로 국내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고단백·저당 음료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확대되면서 대체음료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하는 흐름이다. 해외에서는 기존 유제품 생산시설이 귀리 음료 공장으로 전환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식물성 단백질 원료를 활용한 만두와 김밥, 주먹밥 등 간편식 제품을 중심으로 비건 식품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독자 개발한 식물성 단백질 원료를 바탕으로 유럽 비건 인증을 확보했으며, 이를 통해 유럽과 중동, 동남아 등 다수 국가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관련 수출 실적은 전년 대비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 인증과 규제 환경 역시 해외 진출 과정에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유럽에서는 비건 인증 여부가 유통 채널 입점과 소비자 신뢰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기준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도 단순한 원료 대체를 넘어, 인증 체계와 표시 기준을 고려한 제품 설계에 나서는 흐름이다.
이러한 비건 식품 수출 확대는 국내 식품업계 전반의 해외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내수 경기 부진과 원가 부담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해외 매출 비중 확대는 주요한 실적 방어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 과거 아시아 시장 중심이던 K-푸드 수출은 최근 북미와 유럽의 대형 유통 채널로까지 판매망을 넓히는 흐름이다.
업계에서는 비건 식품 시장이 단기간에 급격히 확대되기보다는, 국가별 식문화와 소비 성향에 맞춘 점진적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도 대체육 중심 접근에서 벗어나 면류와 음료 등 진입 장벽이 낮은 품목을 통해 해외 시장에서 기회를 넓혀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