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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

"모피·다운 제품은 동물 학대…하나뿐인 생명 뺏지말라"

[비건뉴스 김민영 기자] 아침저녁으로 꽤 쌀쌀한 바람이 불기 시작해 옷장 정리를 하며 다운 제품을 꺼내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추운 겨울을 나기 위해서 따뜻한 다운 점퍼 하나쯤은 가지고 있겠지만 포근한 다운 속에 동물들의 희생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이들은 많지 않다.

 

기자에게도 겨울철 교복처럼 입는 다운 패딩이 있다. 3년 전 롱패딩이 한창 유행할 때 덕다운 100%에 솜털 80%, 깃털 20%라는 점원의 말에 솔깃해 구매한 제품이다. 하지만 지난해 우연히 덕다운에 쓰이는 오리털을 채취하는 과정에 대한 글을 보게 됐고 롱패딩을 입을 때마다 오리가 겪었을 고통에 죄책감이 들었다.

 

 

실제 덕다운에 쓰이는 오리털은 아무런 마취 없이 잡아 뜯는 일명 ‘라이브 플러킹(Live Plucking)’으로 털을 채취한다. 특히 충전재에 사용되는 솜털은 오리의 가슴이나 겨드랑이 부위의 부드러운 털을 의미하는데 부드러운 살갗이 다치면 더 아프듯 동물들의 고통도 배가 될 것이다.

 

거위나 오리는 죽기 전까지 최대 15번까지 털을 뽑힌다. 매번 엄청난 고통을 겪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한순간에 온몸의 털이 없어지면서 온도조절 못해 죽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모피도 마찬가지다. 죽은 후에는 윤기가 사라지고 모피의 품질이 낮아지는 탓에 산채로 가죽을 벗겨낸다. 이루 말할 수 없는 동물의 고통이 있고 나서야 고급스러운 모피 제품과 따뜻한 다운점퍼가 있는 것이다. 

 

이에 한국동물보호연합은 패션산업에 동원되는 동물들의 잔인한 현실에 대해 지적하고 모피, 다운 제품을 구매 중단을 촉구하는 자리를 가졌다.

 

8일 광화문에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원복 동물보호연합 대표는 “모피에 쓰이는 동물들은 비좁은 모피 농장에서 온갖 동물학대에 시달리다가 죽어가고 그 수가 전 세계적으로 1억 마리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3월 국제 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이 중국 모피 농장에 잠입 취재한 영상에는 라쿤, 여우 밍크 등 동물들이 좁고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사육되고 있었다. 일부 여우들은 비좁은 우리 안을 빙빙 도는 이상행동을 보였다.

 

한국동물보호연합에 따르면 동물이 정형행동을 하는 것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증거로 심하면 자신을 자해하거나 동족을 잡아먹는 ‘카니발리즘’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이렇게 극심한 스트레스 속에 살던 동물은 잔인하게 도축돼 가죽을 벗겨내는데 일부 모피 농가는 도축 시설이나 장비가 없기에 살아있는 채로 껍질을 벗긴다고 한다. 이 밖에도 좁고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사육되는 탓에 각종 바이러스가 확산하는 완벽한 장소가 되기도 한다. 

 

 

지난해 세계 최대 밍크모피 생산국인 덴마크에서는 밍크공장에서 발생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옮겨진 사실이 확인돼 1700만 마리가 살처분된 바 있다. 

 

단체는 "모피 제품의 동물 학대가 알려지면서 해외 패션 브랜드와 국가에서는 모피 사용을 줄여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2017년 구찌를 시작으로 얼마 전 입생로랑과 브리오니가 모피를 사용하지 않기로 함에 따라 12개의 고가 상표가 소속된 케어링그룹 전체가 전면적인 모피 사용을 중단했다.  2018년부터 세계 4대 패션 위크 중 하나인 런던 패션위크는 모피 사용을 전면 중단했다. 

 

아울러 노르웨이, 오스트리아, 크로아티아, 체코, 덴마크 등 14개국이 모피 생산을 금지하고 있으며 지난 6월 이스라엘은 모피 판매를 금지하는 최초의 국가가 됐다. 

 

단체는 "우리나라는 아직 모피와 다운 제품에 대한 사회적인 문제의식이 부족한 탓에 매년 모피와 다운 제품의 판매량이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모피와 다운 제품의 반(反)생명성과 끔찍한 동물학대 진실이 많은 사람에게 공유되고 모피와 다운 제품의 퇴출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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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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