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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고기 뜯어야 진짜 남자” 호주 남성, 채식이 ‘남자다움’ 위협한다 생각

 

[비건뉴스 권광원 기자] 환경을 생각하고 동물의 복지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비건 식단을 시도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까지 채식은 여성들의 다이어트 식단으로 오해를 받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실제로 최근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호주 남성들은 자신의 남성성이 위협을 받는다고 인식해 채식을 멀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국립대학교(ANU)의 연구원들은 성별 인식이 육류 소비 습관에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설문 조사를 실시해 그 결과를 국제학술지 ‘성역할(Sex Roles)’에 기재했다. 연구진은 온라인을 통해 18세에서 92세 사이의 호주 성인 4897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으며 조사대상자의 48.3%는 자신을 남성, 51.2%는 자신을 여성이라고 밝혔다.

 

연구자들은 남성이 남성적으로 느끼는 정도와 여성이 여성적으로 느끼는 정도를 평가하고 이것이 육류 소비에 대한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 분석했다. 

 

그 결과 남성과 여성 모두 젠더 규범에 대한 생각이 육류 소비에 대한 태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성별 모두에서 성별에 따른 자체 평가가 더욱 강한 사람들은 육류를 ‘좋은(nice)’ 및 ‘자연스러운(natural)’ 것으로 평가할 가능성이 더 컸다. 이 밖에도 자신을 더 남성적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이 육류 소비를 줄이는 것을 덜 고려하고 육류가 필수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것을 발견했으며 전형적인 성별 규범을 준수하는 사람들이 문화적 식습관을 위반하거나 보다 보수적인 견해로 인해 채식이나 비건 식단을 채택할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2021년 비영리단체 노 미트 메이(No Meat May)가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호주의 남성의 73%는 고기를 먹지 않는 것보다 기대수명이 10년 줄어드는 것을 택한 것과 같이 남성이라는 이유로 고기를 끓을 가성이 적다는 결과를 뒷받침한다. 하지만 이에 더해 자신을 더욱 여성스럽다고 스스로 평가한 여성일수록 고기를 먹을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 자체 평가한 성별 전형성이 육류 소비와 깊은 관련이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사만다 K. 스탠리(Samantha K. Stanley) 호주국립대학교 심리학 박사는 “현재 매우 낮은 호주의 채식주의 비율이 증가하기 위해서는 부분적으로 높은 육류 소비율을 주도하는 성별 및 문화적 규범과 같은 심리적 요인을 해결해야 한다”고 전했다. 

 

호주가 선진국 가운데 가장 높은 육류 소비량을 자랑하는 나라인 만큼 대체 육류 브랜드가 설문 결과와 같이 젠더 인식 때문에 식습관을 바꾸려 하지 않는 사람들을 수용하기 위해 이에 맞춘 마케팅 전략을 선보여야한다는 것이다. 

 

또한 스탠리 박사는 "육류 및 유제품 소비가 건강, 지구 및 동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인식 캠페인을 더욱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라고 권유했다.  

 

한편 지난 2018년 공개된 다큐멘터리 영화 '더 게임 체인저스'에서도 남자다움과 채식의 관계에 대해 언급한다. 영화에서 할리우드 배우이자 채식주의자인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마초적인 이미지와 육식을 연관 짓는 것은 육류업계의 마케팅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과거 담배 산업이 그랬듯 인류의 건강과 직결된 진실과는 관계없이 업계의 이익을 위해 만들어진 신화라는 것이다.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채식으로 전향한 뒤 오히려 콜레스테롤 수치가 떨어졌으며 근육량도 늘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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