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권광원 기자] 국제 플라스틱 협약 정부간 협상위원회(INC, Intergovernmental Negotiating Committee)의장과 유엔환경총회(UNEP, United Nations Environmental Assembly)가 국제 플라스틱 협약 초안(Zero Draft)를 발표한 가운데 그린피스가 성명서를 내고 우리 정부도 플라스틱 생산 감축 포함한 구체적인 해결책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제 플라스틱 협약은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오염에서 벗어나기 위해 플라스틱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생애주기에 걸쳐 국제 규칙을 정하는 협약이다.
협약은 2022년 11월 우루과이에서 있었던 첫번째 회의를 시작으로 다섯 차례에 걸친 정부간 협상위원회(INC, Intergovernmental Negotiating Committee)를 통해 2024년 말까지 체결된다. 제 3차 정부간 협상위원회(INC3)는 오는 11월 케냐 나이로비에서 개최되며 마지막 제 5차 정부간 협상위원회(INC5)는 2024년에 한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이번에 발표한 국제 플라스틱 협약 초안은 앞으로의 협약회의에서 논의돼야 하는 내용을 담았으며, 논의 하는 과정에서 내용의 수정이 있을 수는 있지만 협약에서 중점적으로 다뤄져야 하는 부분이 담긴 만큼 협약의 방향성을 볼 수 있는 문서다.
지난 INC2 회의까지 플라스틱 오염을 종식시킬 방법에 대해 플라스틱 생산 자체를 줄여야 한다는 국가들과 재활용을 포함한 폐기물 처리에 중점을 두자는 국가들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이번에 발표된 협약 초안에서 플라스틱 생산과 사용 절감에 대한 내용이 포함된 만큼 앞으로 협약에서 플라스틱 생산을 줄이는 방향으로 논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한국은 지난 2023년 4월 UNEP에 제출한 사전의견서에 플라스틱 생산 감축보다는 화학적 재활용·생분해성 플라스틱 등의 폐기물 관리에 초점을 둔 해결책을 강조한 바 있다.
그레이엄 포브스 그린피스 미국 플라스틱 캠페인 리더는 “이번에 발표된 글로벌 플라스틱 협약 초안에 플라스틱 생산과 사용을 줄이기 위해 필요한 조항이 포함됐다"라면서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플라스틱 생산량을 최소 75% 절감하는 내용을 담은 강력한 플라스틱 협약이 체결돼야 궁극적으로 플라스틱 오염문제에서 벗어나고,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 1.5도 이내 유지와 우리의 건강, 지역사회, 생물다양성을 지켜낼 수 있다. 플라스틱이 없는 미래를 위해 이번 국제 플라스틱 협약이라는 기회를 절대 놓쳐서는 안된다"라고 말했다.
김나라 그린피스 플라스틱 캠페이너는 “이제 한국정부는 이 흐름에 발맞추어 화학적 재활용이나 생분해 플라스틱과 같은 폐기물 처리 부분에 집중된 해결책이 아닌, 플라스틱 생산과 사용 절감을 포함한 궁극적 해결책이 협약의 협상과정에서 더 힘을 받을 수 있도록 의견을 내야 한다"라면서 "특히 한국은 플라스틱 오염 종식을 위한 우호국 연합(HAC, High Ambition Coalition)의 회원국이자 마지막 INC회의 개최국으로 협약이 더 강력하게 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린피스는 협약 과정에서 INC회의에 옵저버(Observer) 자격으로 참석해왔다. 그린피스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이 플라스틱 생산량을 획기적으로 감축하는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요구해왔다.
이와 함께 그린피스는 국제 플라스틱 협약에 일회용 플라스틱의 단계적 퇴출과 재사용 및 리필 기반 시스템으로 전환해야 하고, 이 과정에서 관련 종사자들과 플라스틱 오염으로 고통받는 지역주민들을 위한 정의로운 전환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