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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터뷰] 예술은 공공성과 치유력의 실천, 한류는 문명이 되어야 한다

조이향이 만난 NO. 1 BRAND 『2025 세상을 움직이는 리더십 ‘선한 영향력’ 12인 선정』-⑥이대영 원장

[비건뉴스=김태연 기자] 이대영 원장은 1985년 신춘문예에 당선하여 올해 등단 40주년이 되는 극작가, 연출가, 예술교육자이다. 한국예술교육학회 수석부회장,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정책연구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예술의 공공성과 인간성 회복, 그리고 한류문명의 미래까지 연결하며, 이 시대에 필요한 ‘예술가형 사상가’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문학, 연극, 영화, 방송, 게임 등 전방위에 걸쳐 활약하고 있다. 본지에서는 『2025 세상을 움직이는 리더십 ‘선한 영향력’ 12인 선정』의 여섯 번째 주자로 이대영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장을 인터뷰했다.

 

 

Q1. 제2대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장으로 예술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해 오셨습니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예술교육이 가지는 역할은 무엇이라 보십니까?

이대영 원장: 창작이 개인의 창조성이라면 예술교육은 공동체의 창조성을 높이는 겁니다. 과학기술이 삶의 구조를 바꾸고 있지만, 삶의 ‘방향’을 제시하는 것은 여전히 예술과 철학입니다. 특히 예술은 인간 내면의 존엄과 감성을 일깨우는 힘이자, 상상력과 창조력의 훈련을 통해 성장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융합이 아니라 ‘심화’입니다. 예술교육은 단순 기능 훈련이 아니라, 문화적 감수성과 비판적 사고를 기르는 훈련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학교 교육과 사회 교육에서 예술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Q2. 밀양연극촌 예술감독으로서 활동하신 바 있습니다. 또한 제70주년 광복절 중앙경축식 감독, 건군 65주년 국군의날 행사 총감독, 청와대 K-뮤직 페스티벌 예술감독 등 국가 행사를 연출하고 지난해에는 국립국악원의 ‘사직제례악 복원 공연’에도 참여하셨습니다.

이대영 원장: 밀양연극촌은 단순한 공연장이나 교육장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정체성과 예술적 기억이 축적된 장소입니다. 연극촌의 재건은 사회적 물의와 소란으로 무너진 공간의 복원이 아니라, 지역 문화의 생태계를 되살리는 작업이었습니다. ‘지방 소멸’ 시대에 지역이 예술로 어떻게 재생될 수 있는지를 증명했습니다. 대통령이 참석하는 국가 기념행사의 경우에도 핵심 요소는 대한민국의 역동적 문화유전자가 이 시대에 어떤 모습으로 발현할 것인지 그걸 찾아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직제례악’은 단순히 조선시대의 음악을 복원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상징하는 의례적 미학입니다. 전통은 박물관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호흡하는 정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3. 지난 4월에 ‘5천 년 문명의 대화’를 주제로 한·이집트 수교 30주년 문화 행사를 총괄 기획하셨습니다. 기획 의도는 무엇이었나요?

이대영 원장: ‘오천 년 문명의 대화’라는 제목은 우연이 아닙니다. 이집트와 한국은 모두 고대문명을 품은 나라입니다. 저는 이 행사를 통해 문화교류를 넘어, 문명적 연대감을 환기하고자 했습니다. 그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카이로 예술 선언’입니다. 한국과 이집트의 예술가들이 연대와 교류를 통해 상호 협력한다는 선언인데요, 이를 통해 A3A (Asia Africa Artists Alliance) 조직을 만들어가기로 했습니다.

 

Q4. 교수님은 장애인, 탈북민, 교도소 수형자 등 사회적 약자들과 함께 연극 작업을 꾸준히 해오셨습니다. 어떤 계기로 시작하셨는지요?

이대영 원장: 2010년에 제2차 유네스코 세계문화예술교육대회가 열렸습니다. 이어령 전 장관이 조직위원장, 제가 집행위원장으로 행사를 주관했는데 당시 캐치프레이즈가 “예술에 사회성을, 교육에 창조성을” 이었죠. 예술에 사회성을 넣자는 것은 예술의 창조적 가치를 전 계층 전 세대로 확장한다는 의미입니다. 그 경험은 제 예술관과 교육철학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예술은 사회적 약자들을 안정적으로 공동체 구성원으로 들어오게 하는 창(窓)이 되어야 합니다. 장애인이나 재소자들과의 작업은 서로 다른 삶의 진실을 교차시키는 과정입니다. 그 안에서 우리가 너무 쉽게 잊는 ‘인간의 존엄’에 대해 배웠습니다.

 

 

Q5. 최근 '한류문명'이라는 개념을 주창하고 계십니다. 기존의 한류와 어떻게 다르며, 어떤 방향을 제시하십니까?

이대영 원장: ‘한류문명’이라는 용어를 지난 20년 동안 꽤 오랫동안 주장해 왔습니다. 한류가 단순한 콘텐츠 수출에 머물 수 없습니다. K-콘텐츠의 세계적인 성공은 사실 한국과 한국인과 한국인의 세계관 즉 ‘한국적 문명의 씨앗’이 자라는 과정입니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한류는 산업화의 프레임에만 갇혀 있었습니다. 저는 이를 넘어서 철학, 인문학, 예술, 공동체 정신을 담은 법과 제도 등 ‘한류문명’으로의 확장을 제안했습니다. 콘텐츠가 아니라 그것을 만든 ‘삶의 방식’과 시스템을 본격적으로 세계인들에게 알려야 합니다. 한류는 이제 단순한 콘텐츠 수출을 넘어, 문명사적 담론의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

 

Q6. 한류문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어떤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이대영 원장: 동아시아의 정서와 철학, 공동체적 가치와 예술 감각을 세계의 언어로 번역해 내는 문화적 담론의 확장 과정입니다. 이를 위해 3가지 전략을 추진해야 합니다. 첫째는 ‘문화센서스’ 구축입니다. 국민의 문화 향유 패턴과 지역 문화 데이터를 체계 있게 축적해야 합니다. 둘째는 풀뿌리 문화 연구자와 향토 사학자의 지원 체계입니다. 문화는 현장에서 생성되고 전승되므로, 국가 차원의 문화조사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셋째는 시민 교양의 문화화입니다. 시민이 문화의 주체가 되어야 진정한 문명으로 확산할 수 있습니다.

 

Q7. 중앙대 예술대학원이 30주년이 된다고 들었는데, 디지털 AI시대에 예술교육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합니까?

이대영 원장: 디지털 전환은 단지 기술의 변화가 아닙니다. 예술가의 생각과 창작 및 표현 방식까지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거대한 패러다임의 전환입니다. AI가 창작의 파트너가 되는 시대입니다. AI를 활용한 시나리오 개발, 작곡, 시각예술 실습 등 새로운 교육 모듈을 연구 개발하고 있습니다. 중앙대학교 예술대학원은 한류를 이끈 스타들을 다수 배출했고, 이제는 디지털 시대의 예술가가 갖춰야 할 창의성과 상상력 융합능력, 그리고 문화적 책임감을 고루 갖춘 인재를 길러내기 위해 시스템을 혁신해 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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