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권광원 기자] 여러 가지 교통수단은 인간에게 편리함을 가져왔지만 이와 더불어 대기오염과 같은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키기도 한다. 최근 미국의 연구진은 뉴욕의 지하철 대기오염이 수준이 심각한 상태이며 이러한 오염이 저소득 통근자 수백만 명에게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지난 9일(현지시간) CBS 뉴스는 뉴욕대 탄든공대(Tandon School of Engineering) 마수드 간데하리(Masoud Ghandehari) 교수팀이 발표한 연구를 인용해 뉴욕시 지하철의 대기오염이 뉴욕시의 저소득 통근자 수백만 명에게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통근 시간이 길수록 유해한 대기오염 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이는 소수 민족과 저소득층의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마수드 간데하리 토목 및 도시 공학과 교수는 “특히 기본적인 건강 문제가 있는 사람들의 경우 대기오염 농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우려되는 일이다”라고 전했다.
해당 연구는 눈에 보이지 않고 인간의 호흡기 등으로 흡수될 정도로 작은 초미세먼지(PM 2.5)를 중심으로 진행됐으며 연구원들은 초미세먼지를 흡입하면 폐를 비롯한 호흡기뿐만 아니라 혈류로 들어가 단기 및 장기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간데하리 교수는 “이 입자들 내의 금속 이온들은 주로 심혈관 질환, 호흡기 질환, 그리고 최근에는 신경계 질환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인구조사의 통근 데이터를 사용했고 2022년 도시 내 모든 지하철 승강장에서 데이터를 수집했다.
평균적으로 지하철 승강장의 오염 농도는 입방미터당 139마이크로그램에 달했고, 열차 내부에서는 입방미터당 99마이크로그램으로 기록됐다. 지하철 통근자는 일반적으로 약 1시간 동안 이러한 조건에 노출되지만, 지하철 승강장의 오염 수치는 WHO가 권장하는 한계치 입방미터당 15마이크로그램 보다 9배에 달하는 심각한 수준이었다.
연구진은 워싱턴 하이츠 181번가 승강장에서 수집된 미세먼지 수치가 모든 역 중 가장 높았다고 전했다. 역 마다의 차이에 대해서 승강장의 깊이와 열차 제동 강도와 같은 요인이 이러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됐으며 지하철 승강장의 초미세먼지 입자들이 브레이크, 레일, 바퀴의 마모로 인해 유입돼 수집되고 분석된 입자의 철 함량이 매우 높아지는 원인이 된다고 전했다.
특히 연구진은 이러한 대기오염의 피해를 저소득 지역의 통근자와 흑인 및 히스패닉 근로자가 고소득 및 백인 또는 아시아계 근로자에 비해 더 높은 수준으로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차이는 주로 지하철 노선이나 역 간의 오염 농도 차이보다는 통근 시간이 더 길기 때문으로 밝혀졌다. 다시 말해 저소득층 인구가 개인 차량이나 카풀 서비스와 같은 대체 교통수단에 대한 접근성이 제한돼 지하철 시스템에 의존하기 때문이며 반대로 부유한 근로자는 직장 근처에 살면 긴 지하철 통근을 피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결과에 대응해 간데하리 교수팀은 도시 관리들과 함께 지하철 시스템 오염을 줄이기 위한 전략을 논의할 계획이다.
간데하리 교수는 “세계에서 가장 분주한 지하철 시스템 중 하나의 대기오염 역학에 대한 자세한 통찰력을 제공한 이번 연구를 통해 지하철 오염을 줄이기 위한 전략을 논의할 계획이며 이러한 유해 입자에 대한 개인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통근 중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을 권장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