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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단독] 독일 출신 화가 프리드리히 쿠나스, 한국 작가 사진과 유사성 논란

원작자 “예술이라는 이름 아래 이런 일은 없길”

 

[비건뉴스=박민수 기자] 독일 출신 화가 프리드리히 쿠나스(Friedrich Kunas)의 신작이 한국 사진작가 이경호의 작품과 높은 유사성을 보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쿠나스의 회화 ‘We Can’t Afford To Stay The Same(2025)’이 이경호 작가의 사진 ‘Memories(2022)’와 구도, 색감, 인물 배치에서 거의 동일하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이경호 작가는 “‘Memories’는 내가 2021년에 직접 촬영한 원본 사진으로, 이후 포토샵을 통해 예술적으로 재구성한 아트워크다. 원본 파일과 편집본 모두 내 소유이며, 프리드리히 쿠나스가 이를 무단으로 사용해 상업 활동을 하고 있는 정황이 확인됐다. 창작자의 동의 없이 원작을 도용한 부분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경호 작가의 ‘Memories’는 2022년 아트·컬처 매거진 BE(ATTITUDE)에 공식 게재된 작품으로, 석양빛 바다를 마주한 인물의 고독한 뒷모습을 담았다. 그는 국내에서 다수의 화보, 뮤직비디오, 상업 사진 등 비주얼 작업을 진행해 온 사진작가이자 비디오그래퍼로, 사진과 영상을 넘나드는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이경호 작가는 2021년 직접 촬영한 원본 사진을 바탕으로 색감과 질감을 보정해 아트워크 ‘Memories(2022)’를 완성했다. 해당 작품은 원본의 구도를 유지한 채 후처리를 통해 황금빛 석양과 감정의 깊이를 강조한 사진 예술 작업으로 평가받았다.

 

 

프리드리히 쿠나스는 이 아트워크의 이미지를 참고해 회화 ‘We Can’t Afford To Stay The Same(2025)’을 제작한 것으로 보이며, 두 작품은 인물의 위치, 파도의 구조, 빛의 방향, 색감 등 주요 표현 요소가 거의 동일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논란은 지난 10일 SNS 플랫폼 스레드(Thread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한 이용자가 “세계 top 3 갤러리 작가 쿠나스의 신작이 국내 작가의 사진을 도용했다는 논란. 예술적 차용은 폭넓게 허용돼야 하지만 이건 표절 같다”는 글과 함께 두 작품을 비교 게시하며 논란이 확산됐다. 이에 원작자인 이경호 작가는 해당 게시물의 댓글로 “안녕하세요 원작자입니다. 처음에 알게 되었을 때 정말 놀랐습니다. 이번 일은 여러 대중들과 컬렉터분들을 기만하는 옳지 않은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할 것이고, 제가 대단한 인물은 아니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더이상 피해 보는 작가분들이 없도록 노력할 것입니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해당 게시물에는 “파도와 인물 위치까지 똑같다”, “원작자 응원한다”, “페이스 갤러리(Pace Gallery)가 확인해야 한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으며, “예술적 차용과 표절의 경계가 모호해진 시대에 윤리 기준이 재정립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경호 작가는 같은 날 스레드에 “2021년에 내가 촬영한 사진과 완전히 똑같다. 왜 이 작가는 사전에 알리지 않고 뉴욕에서 전시를 했는가”라는 취지의 글을 남기며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게시물에서 페이스 갤러리 공식 계정을 언급하며 갤러리 측의 확인과 대응을 요청했다.

 

미술 저작권 전문가는 “사진의 창작적 표현을 상당 부분 그대로 재현했다면 2차적 저작물 작성권 침해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특히 원작의 촬영 시점이 2021년, 회화의 제작 시점이 2025년으로 명확히 구분되는 만큼, 표현 선후 관계가 중요한 판단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해당 회화는 국제 미술기관 페이스 갤러리(Pace Gallery) 전시 목록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비건뉴스는 지난 9일 쿠나스와 페이스 갤러리 아시아 프레스팀에 공식 입장을 요청했으며, 한국 지사에도 동일 질의를 전달했다. 쿠나스 측은 아직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다.

 

예술계에서는 “세계적 작가라 하더라도 타인의 창작물을 상업적으로 활용할 때는 명확한 동의와 출처 표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AI와 디지털 기술로 창작 경계가 흐려진 시대일수록, 예술윤리와 저작권 의식이 강화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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