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시작되면 면역력이 약해진 아이들이 잦은 감염을 겪는 일이 흔하다. 기온이 낮아지면서 신체 대사가 둔해지고 실내 활동이 늘어 밀폐된 공간에서의 노출 위험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감기, 비염, 편도염 같은 호흡기 질환이 집중되는 시기이지만, 이는 단순한 계절적 현상을 넘어 아이의 전신 면역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는 신호로도 볼 수 있다. 면역은 성장 과정과도 긴밀히 연결돼 있어 숙면 부족, 소화 기능 저하, 반복되는 호흡기 불편 등이 이어지면 성장 속도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
겨울은 이러한 전신 균형을 바로잡기에 적합한 시기다. 외부 활동이 줄어들면서 생활 리듬을 안정적으로 조정할 수 있고, 일정한 취침 시간을 유지하기가 용이하다. 깊은 수면은 면역 세포의 활성화를 돕고 성장호르몬 분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소화력 회복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잦은 감기나 비염을 겪는 아이들 가운데 복통, 식욕 저하, 변비 등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영양 흡수 저하로 이어지고 체력이 떨어지면서 면역 반응이 약해지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겨울철에는 따뜻한 성질의 음식과 규칙적인 식사, 균형 잡힌 영양 섭취가 이러한 흐름을 끊는 데 도움을 준다.
운동 역시 면역 관리에서 중요한 축이다. 줄넘기나 가벼운 자전거 타기, 스트레칭과 같은 무리 없는 유산소 운동은 호흡기 기능을 강화하고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이는 면역 활동에 필요한 산소와 영양 공급을 원활하게 하고, 자세 안정 및 체력 발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하지만 생활습관 조절만으로 호흡기 증상이나 수면·소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경우에는 보다 체계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한의학에서는 아이의 체질과 전신 상태를 함께 살펴 면역 저하의 요인을 분석한다. 폐 기능이 약한 경우 감기나 기침이 반복될 수 있고, 비위 기능이 떨어진 아이는 영양 흡수가 더디고 체력 회복 역시 늦어진다. 반대로 체열이 과도하거나 활동량이 부족한 경우에도 면역 균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겨울철은 생활환경 변화가 적어 이러한 특성을 진단하고 조절하기 좋고, 관리 계획에 따른 변화도 비교적 뚜렷하게 관찰된다.
아이의 면역 관리는 단순히 질환을 예방하는 수준을 넘어 성장의 기반을 마련하는 과정이다. 겨울은 그 기반을 점검하고 회복하기에 적절한 계절인 만큼 생활 리듬을 정돈하고 체질적 균형을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 (함소아한의원 성북점 김송이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