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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오염

지구 물순환 불안정 심화…빙하 소멸·홍수·가뭄이 동시다발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기후변화의 가속화로 전 세계 물순환이 예측 불가능한 수준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세계기상기구(WMO)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강수량의 불균형과 빙하 소실, 대규모 홍수와 가뭄이 동시에 발생하며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양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보고서는 2024년 한 해 동안 나타난 수자원 변화가 단순한 이상현상이 아니라 지구 시스템의 구조적 변화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전 세계 강의 60% 가까이가 지나치게 많은 물이나 지나치게 적은 물로 흐르고 있으며, 이는 지구의 물순환이 균형을 잃어가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라는 것이다.

 

특히 빙하의 소실 속도는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다. 모든 빙하 지역에서 3년 연속으로 얼음이 줄어들었으며, 2024년 한 해에만 450기가톤의 빙하가 사라졌다. 이는 올림픽 규격 수영장 1억8000만 개를 채울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이렇게 녹아내린 물은 해수면을 단기간에 1.2mm나 끌어올려 해안 지역 수억 명에게 홍수 위험을 안겨주고 있다. 일부 소규모 빙하 지역은 이미 ‘최대 용수 시점(peak water point)’에 도달했거나 곧 이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더 이상 빙하가 예전처럼 안정적인 수자원 공급원이 되지 못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변화는 대륙별로 상반된 극단을 동시에 드러냈다. 아마존 유역과 아프리카 일부 지역은 심각한 가뭄에 시달린 반면, 중앙유럽과 아시아의 일부 지역은 평년보다 훨씬 많은 비가 내려 홍수 피해가 속출했다. 아프리카 열대 지역에서는 이례적인 폭우로 2500명이 숨지고 400만 명이 삶의 터전을 잃었으며, 유럽은 2013년 이후 최대 규모의 홍수를 겪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기록적인 폭우와 태풍으로 1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고, 브라질은 남부에서 대규모 홍수로 183명이 사망한 동시에 아마존 유역에서는 가뭄이 이어지며 국토의 절반 이상이 영향을 받았다.

 

 

WMO는 이러한 상황을 단순한 기상이변으로 볼 수 없다고 강조한다. 사울로 WMO 사무총장은 “물은 사회를 지탱하고 경제를 움직이며 생태계를 떠받치는 핵심 자원”이라며 “그러나 수자원은 점점 더 큰 압박을 받고 있으며, 동시에 물 관련 재해가 인류의 삶과 생계에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고 밝혔다.

 

현장의 시민사회 단체 역시 같은 우려를 제기한다. 국제 구호단체 워터에이드의 패이션스 무쿠유 정책 분석가는 “지구의 물순환이라는 가장 중요한 시스템이 통제 불능의 소용돌이에 빠지고 있다”며 “기후위기의 징후는 단 하나, 물이 너무 적거나 지나치게 많은 형태로 나타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불안정성이 식량과 에너지, 보건, 인류 안보 전반을 위협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막대한 재정적 손실과 수많은 인명 피해를 초래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유엔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 36억 명이 최소 한 달에 한 번은 충분한 물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 수치는 2050년까지 50억 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실이 단순한 미래 예측이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인 위기임을 경고한다.

 

WMO는 보고서를 통해 신뢰할 수 있는 과학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국제적 모니터링과 정보 공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사울로 사무총장은 “데이터가 없으면 우리는 눈을 가린 채 비행하는 것과 같다”고 덧붙이며, 국제사회가 공동 대응을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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