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김민영 기자] 독일에서 식물성 식품이 동물성 식품보다 저렴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비영리단체 프로베그(ProVeg)가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독일 소비자가 동일한 품목으로 구성된 식물성 장바구니를 구입할 경우 동물성 제품 대비 약 5%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22년만 해도 식물성 장바구니 가격이 동물성보다 52% 더 비쌌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변화로 평가된다.
이번 조사는 알디 노르트(Aldi Nord), 알디 쥐트(Aldi Süd), 리들(Lidl), 네토(Netto), 페니(Penny) 등 대형 할인점과 에데카(Edeka), 카우프란트(Kaufland), 레베(Rewe) 등 주요 슈퍼마켓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각 매장에서 판매되는 식물성 제품 중 가장 저렴한 품목과 동일 용량의 동물성 제품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분석했으며, 총 14개 주 153개 매장에서 가격을 수집했다.
조사 결과, 8개 유통업체 중 7곳에서 식물성 식품의 가격이 동물성보다 저렴했다. 특히 리들에서는 식물성 장바구니가 동물성보다 18% 낮은 가격을 보였다. 반면 네토에서는 여전히 식물성 제품이 11%가량 더 비쌌다.
다만 식물성 대체품의 구비율은 매장별로 차이가 있었다. 전체 평균은 75%였으며, 카우프란트와 레베는 94%로 가장 높았다. 반면 알디 노르트와 알디 쥐트는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품목별로 보면 식물성 우유와 버거는 모든 유통업체에서 동물성 제품보다 저렴했으며, 햄과 슬라이스 치즈 대체품도 대부분의 매장에서 더 낮은 가격을 기록했다. 그러나 크림치즈와 어묵 대체품은 여전히 모든 매장에서 동물성 제품보다 비쌌다.
이번 결과는 유럽 유통업계가 최근 식물성 제품의 가격을 동물성 제품과 맞추기 위해 연이어 인하 조치를 취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리들과 카우프란트는 지난해부터 주요 대체육 제품의 가격을 동물성 제품 수준으로 낮췄다.
프로베그는 또 식물성 제품을 대용량으로 구입하면 추가 절감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매장에서는 여전히 식물성 제품의 대용량 포장이 제공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베그의 시장 전문가 버지니아 체키니 쿠스코(Virginia Cecchini Kuskow)는 “포장 크기는 소비 습관과 섭취량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동물성 제품의 과도한 대용량 포장은 줄이고, 식물성 제품은 보다 큰 포장 단위로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결과는 식물성 식품의 접근성과 가격 경쟁력이 빠르게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추세가 소비자 인식 변화와 맞물려 식물성 식품 시장 확대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