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연구진이 젖소의 장내 미생물군을 조절해 메탄 배출을 줄일 수 있는 생물학적 단서를 확인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Microbiome’에 발표됐다. 주요 실험은 미국 캘리포니아대 데이비스 캠퍼스 연구팀이 수행했으며, 조사 기간은 14일이었다.
연구에 따르면 젖소 한 마리는 1년 동안 상당한 양의 메탄을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탄은 단기간 강한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기체로, 각국 정부의 평가 자료에서는 전 세계 축산 부문이 인간 활동 기인 메탄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축산 분야에서 발생하는 메탄의 대부분은 반추위에서 생성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붉은색 해조류인 아스파라고시스(Asparagopsis)를 소량 급여한 실험군과 일반 사료만 제공한 대조군을 비교했다. 그 결과 해조류를 먹은 젖소는 메탄 배출량이 평균 약 60퍼센트 감소했다. 이러한 변화에도 생산성은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반추위의 미생물 활동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미생물 DNA와 RNA를 분석했다. 그 과정에서 메탄 생성 미생물이 억제되자 수소가 일시적으로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으며, 이를 활용하는 새로운 미생물이 활성화된 정황을 찾아냈다.
특히 듀오데니박실러스(Duodenibacillus)로 분류되는 미생물이 해조류 섭취군에서 빠르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미생물은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면서 숙신산을 생산하는 경로를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측은 “이 미생물은 수소를 이용해 숙신산을 만들고, 이는 결국 젖소의 단백질 생성에 활용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해조류 급여가 메탄 생성 미생물을 억제하는 동시에 다른 미생물이 수소를 선점하도록 유도해 전체 미생물 생태가 새로운 안정 상태로 이동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에서는 메탄이 감소한 개체에서 수소 농도가 급격히 증가했으며, 이는 평소 메탄 생성 미생물이 수소의 주요 배출구 역할을 한다는 기존 분석과도 일치했다.
이번 연구는 기존 해조류 급여 실험에서 제기된 생산성 저하 문제나 건강 영향 우려가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도 함께 제시했다. 해조류 섭취군의 사료 효율성은 약 75퍼센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구진은 대규모 해조류 공급망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해조류 양식에는 환경적·경제적 부담이 존재해 전 세계 목장 환경에서 보편적으로 적용하기는 제한이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연구에서는 해조류 급여 대신 듀오데니박실러스 등 수소 활용 미생물을 기반으로 한 장내 미생물 보조제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
연구팀은 특정 미생물이 해조류 급여 시에 활성화되는 유전자 경로를 확인했으며, 이 정보가 향후 미생물 기반 저메탄 사료첨가제 개발이나 선택 교배 연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연구 측은 “반추위 미생물 구성은 조절 가능한 생태계이며, 이를 통해 젖소의 배출량을 줄일 가능성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