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18 (월)

  • 맑음서울 1.6℃
  • 맑음인천 2.2℃
  • 맑음원주 0.9℃
  • 맑음수원 -0.1℃
  • 맑음청주 2.3℃
  • 맑음대전 0.2℃
  • 맑음대구 2.8℃
  • 맑음전주 1.8℃
  • 맑음울산 4.2℃
  • 맑음창원 5.3℃
  • 맑음광주 2.1℃
  • 맑음부산 6.1℃
  • 맑음목포 3.4℃
  • 맑음제주 5.7℃
  • 맑음천안 -1.9℃
  • 맑음구미 2.3℃
기상청 제공

그린산업

가정용 태양광 보급 ‘보조금 제도’에만 매달리면 안 되는 이유

 

태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변환시키는 태양광 발전은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고 무한한 에너지원이라는 점에서 미래를 위한 친환경 재생에너지로 꼽힌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국내 도시 거주자의 가정용 태양광 설치에 대한 만족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여전히 가정용 태양광 보급률이 저조한 가운데 실제 사용자의 만족도가 높은 이유가 뭘까?

 

기후사회연구소의 한빛나라 소장과 김지은 연구원은 ‘도시의 태양광 사용자들은 왜 만족할까? : 가정용 태양광 사용자의 만족감 형성 요인에 대한 질적 분석’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해 4월 1일부터 12월 1일까지 진행됐으며 기후변화청년모임 빅웨이브와 CNCITY마음에너지재단이 참여했다.

 

도시는 글로벌 인구의 55%가 거주하며, 최종 에너지 사용량의 3분의 2, 글로벌 온실가스 감축량의 75%가 집중된다. 도시에서 사용하는 에너지 대부분은 외부에서 조달된다. 도시의 에너지 생산 비중이 극히 낮기 때문인데. 가령 서울에너지공사의 2019년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의 에너지 자립률 즉 에너지 생산량 대비 소비량은 2.05%에 지나지 않았다. 전력자립도 또한 낮다. 2018년 산업통상자원부의 자료에 따르면, 서울시의 전력자립도는 1.82%로 매우 낮다. 대전시는 1.96%, 대구시는 17.38%로 나타났다.

 

결국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도시의 에너지전환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세계적인 도시들은 재생에너지를 확대, 보급해 에너지 자립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

 

 

국내에서도 에너지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도하며 저탄소 에너지 전환에 동참하고 있다. 가령 서울시는 2014년 미니태양광 보급 사업을 진행했으며 2017년 11월 ‘태양의 도시, 서울’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2022년까지 100만 가구에 551MW의 태양광을 보급한다는 목표가 포함돼 있다. 목표 달성의 일환으로 태양광 설치비 일부를 지원하는 보조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국내 가정용 태양광 보급률은 저조한 수준이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주택용 태양광을 설치한 가구는 16만 8798가구다. 2017년 3만 8959가구에서 2018년 9만 3991 가구로 크게 늘어났지만, 오히려 2019년에는 3만 5848가구가 설치해 전년 대비 62.9% 급감했다. 서울시의 경우 2020년 1월 기준 미니태양광 보급률은 2022년 목표 대비 24% 수준에 그쳤다.

 

◆ 실제 사용자의 만족도는 왜 높을까?

 

가정용 태양광에 대한 시민들의 호응은 저조한 데 반해, 실제 사용자의 만족도는 매우 높았다. 2015년 서울시가 가정용 태양광 사용자 85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만족의사가 70.8%로 불만족의사(3.2%) 보다 훨씬 높았다.

 

기후사회연구소는 도시에 거주하는 가정용 태양광 사용자 21명과 심층면접을 진행했다. 조사 결과 태양광 발전으로 인한 경제적 편익 ‘전기요금 절감 효과’에 만족도가 가장 컸다. 특히 절감된 실제 전기요금 액수와 상관없이 절감됐다는 그 자체에 만족도를 드러냈다. 게다가 사용자들은 시의 지원을 받아 설치비가 적게 들었던 만큼 월별 전기요금 절감액이 크지 않아도 원금을 쉽게 회수한다고 생각했다.

 

 

구매부터 설치까지 과정이 간단하고 설치 이후 고장이 쉽게 나지도 않으며 별다른 관리가 필요 없다는 점도 사용자 만족감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누진제에 대한 걱정이 해소되고 가전제품을 사용하면서 요금에 대한 심적부담이 완화된 것으로도 해방감을 느끼고 있었다. 요금 스트레스가 줄어들어 심리적으로 안정할 수 있었다.

 

주변에 태양광 설치를 추천했다는 것에 만족감을 표한 경우도 많았다. 환경보호와 기후변화 대응에 솔선수범하고 선한 영향력을 확산했다는 것에 뿌듯함을 느낀 것이다. 가령 한 사용자는 “주변에 기후와 환경문제에 대응하는 의식 있는 사람으로 인정받게 됐다. 자부심이 커졌다”고 밝혔다. 지구 환경을 위해 최소한의 책임을 다했다는 데서 마음의 위안을 느끼는 경우도 있었다. 이들은 태양광 사용으로 죄책감에서 벗어나고 자기위안을 얻었다.

 

 

정부 및 업계 관계자들이 전기요금 절감 효과가 클수록 사용자 만족도가 높을 것이라고 추측한 것과 이번 조사의 결과는 다소 달랐다. 한빛나라 소장은 “사용자가 태양광 설치를 통해 전기요금 절감효과를 기대하는지 아니면 요금 스트레스의 완화를 통한 풍족한 전기소비와 삶의 질 향상을 기대하는지에 따라 효과를 보는 정책은 분명 다르다. 정책입안자가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서를 통해 주장했다.

 

보조금 의존 정책에서 벗어나 태양광 발전설비에 ICT를 접목해 편의성을 개선하거나 커뮤니티 중심의 보급정책을 펼쳐 사회심리적 편익을 높이는 방안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한빛나라 소장은 “현재 정부와 업계의 관심은 보조금 지원제도로 사용자 부담금을 완화하는 것에 집중됐다”고 지적하며 “태양광 사용자의 특성과 만족도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을 체계적으로 파악해 더욱 효과적인 태양광 보급확대 정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너
추천 비추천
추천
0명
0%
비추천
0명
0%

총 0명 참여


프로필 사진
권광원

당신의 목소리를 듣겠습니다. 소중한 이야기를 전하겠습니다.
'취재기자 윤리강령' 실천 선서 및 서명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