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신기운 작가, 설계도로 그리는 정직한 회화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설계도는 감정을 표현하진 않지만, 거짓 없이 구조를 드러냅니다. 그래서 저는 그것이 회화의 또 다른 방식이라 생각합니다.” 기술과 예술의 경계에서 회화적 실험을 이어온 신기운 작가가 지난 22일 오후 6시 대구 아트스페이스펄에서 열린 개인전 ‘객관화 하기(Objectify)’ 연계 프로그램에서 자신의 작업 철학과 창작 배경을 관객에게 직접 설명했다. 전시에는 3D 프린팅으로 구현한 입체 구조물에 울트라마린 블루 색면을 입히고, 흰 선으로 설계도를 덧입히는 방식의 회화·조각 복합 작업 20여 점이 소개된다. 비행기, 아파트, 만화 캐릭터 ‘아톰’ 등 작가의 기억과 기술적 오브제가 중첩된 이미지들이 시선을 끈다. ◇ 설계도는 회화인가, 기술 도면인가 신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설계도의 회화화’로 규정한다. 중학교 시절 기술 시간에 배운 제도가 지금의 표현 방식으로 이어졌으며, 구조적 사고와 시각 언어의 결합이 작업의 핵심이 됐다는 설명이다. 작업의 출발점은 2013년 무렵, 인터넷에서 우연히 접한 전투기 도면이었다. “파란 선이 주는 아름다움과 기술적인 긴장감이 너무 강렬했어요. 구조물이 마치 감정을 담고 있는 듯 느껴졌습니다.” 이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