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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

[V팩트체크] 닭은 멍청해서 대충 키우다 죽여도 된다? 'NO'

일본의 대표 덮밥(돈부리) 요리인 ‘오야코동’은 달착지근한 국물에 조린 닭고기와 달걀을 풀어 익혀 밥 위에 얹어 먹는 음식이다. 일본말로 오야코(おやこ)는 부모와 자식이라는 뜻이다. 즉, 닭(부모)과 달걀(자식)이 동시에 동시에 들어간 덮밥이라는 의미다.

 

오래전부터 닭은 전 세계 각국에서 인지능력을 지닌 생명이기 전에 음식으로 치부됐다. 우리나라에서도 머리가 나쁘다는 말을 ‘닭대가리’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정말 닭은 자신의 비극적인 운명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지각능력이 없을까. 그렇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먼저, 닭은 최대 100가지 얼굴을 인식할 수 있다고 한다. 여기에는 사람의 얼굴이 포함된다. 닭은 특정 인물에 대한 긍정·부정적 경험을 기억하고 동료들에게 전달해 공유한다. 과거 경험을 토대로 행동하며 이를 후대에 전승하기까지 한다.

 

아울러 철저한 계층사회를 지키며 무리의 법칙에 따라 사회적 행동을 한다. 이는 사회성과 의사소통능력을 기반해야 가능한 질서유지다. 서로 감정을 공유하기도 하는데 동료가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파악하고 행동한다.

 

 

심지어 닭도 개와 고양이처럼 잘 때 꿈을 꾼다. 잠자는 동안 무언가를 쫓는 것처럼 행동하거나 잠꼬대를 하기도 한다. 닭에게도 감정이 있다. 행복하고 아늑하다고 느낄 때는 눈을 감고 부드럽게 날갯짓을 한다. 반면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자해하거나 서로를 공격하는 등 감정을 표출한다.

 

이렇게 지각능력을 갖춘 생명체가 A4용지 한 장보다도 작은 공간에서 알만 낳다 죽거나 먹히기 위해 도륙되는 게 잔혹한 현실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2월부터 달걀 껍데기에 10자리 난각번호를 새겨 사육환경을 공개하고 있다. 살충제 달걀 파동 이후로 의무화한 제도다. 이 중 산란일자(4자리), 생산자고유번호(5자리)에 이어 마지막 숫자는 사육환경 번호를 의미한다.

 

사육환경번호는 1~4번으로 구성된다. 1번은 닭을 풀어서 키우는 방사, 2번은 케이지와 축사를 자유롭게 다니는 평사, 3번은 개선된 케이지, 4번은 일반 케이지다. 이 중 4번에 해당하는 케이지 사육은 비좁은 케이지에서 비위생적으로 닭을 키우는 곳을 일컫는다. 하지만 난각번호를 일일이 확인하며 구매하는 소비자는 흔치 않다.

 

 

이에 소비자 차원에서부터 구매 전 난각번호를 확인하고 ‘케이지 프리’에 대한 인식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전 세계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밀집 사육은 동물복지에 대한 윤리성을 차치하고라도 닭이 건강한 달걀을 생산하기 힘든 환경이다. 파란(상품가치가 없는 달걀) 비율이 증가할 뿐만 아니라 전염병에도 취약한 형태다. 살충제 달걀 파동의 원인도 밀집 사육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해외에서는 동물복지 차원에서 케이지 프리로 가야 한다는 주장이 거세다. 하지만 독일, 네덜란드, 스웨덴, 스위스 등을 제외한 대다수 국가가 여전히 케이지 사육을 중심으로 운영한다. 미국, 캐나다, 일본, 러시아, 포르투갈, 스페인 등은 케이지의 비율이 80~90% 이상이다. 프랑스, 이탈리아, 아일랜드, 호주, 뉴질랜드 등도 50~70%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케이지 사육 방식의 비율이 무려 95%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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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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