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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초가공식품, 염증 유발·대사 질환 위험 높여”… 캐나다 연구진 경고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마트 진열대를 가득 메운 형광빛 시리얼과 전자레인지용 피자, 대용량 스낵류 등 초가공식품이 심각한 건강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맥마스터대학교 연구진은 최근 발표한 논문에서 초가공식품 섭취가 체내 염증 반응을 유발하고, 대사 질환과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높인다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를 이끈 안티아 크리스토포루 박사는 “건강에 해로운 요소는 단순히 식품 자체만이 아니라 첨가물, 포장, 마케팅 전략까지 포함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초가공식품은 원재료의 영양소를 제거한 후, 지방, 설탕, 인공향, 색소, 유화제, 방부제 등을 인위적으로 첨가해 만들어지며, 자연식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문제는 이 같은 식품이 과잉 섭취되고 있다는 점이다.

 

NOVA 분류 체계에 따르면, 초가공식품은 가공 수준이 가장 높은 단계로 분류된다. 캐나다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들의 평균 섭취량은 하루 3회 이상이었고, 상위 25%의 섭취자는 6회에 달했다. 이는 식단에서 과일과 채소의 비중을 밀어내는 수준이다.

 

특히 대사 병동에서 실시한 실험에서는, 동일한 영양성분을 가진 식단이더라도 초가공식품을 섭취한 실험 참가자들이 하루 평균 500칼로리를 더 섭취했고, 2주 만에 체중이 평균 0.9kg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실험은 초가공식품이 자연스럽게 과식을 유도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건강상 문제는 체중 증가에 그치지 않았다. 이번 연구에서는 염증 수치의 지표로 알려진 C-반응성 단백질(CRP)의 수치가 초가공식품 섭취자에게서 유의미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CRP는 심혈관 질환의 주요 위험 인자로 간주되며, 이러한 결과는 초가공식품이 체내 염증 반응을 촉진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크리스토포루 박사는 “우리 몸이 초가공식품을 일종의 이물질로 인식해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초가공식품의 해로움이 단순히 체중 증가 때문이라고 주장하지만, 연구진은 체질량지수(BMI)를 보정한 뒤에도 인슐린 수치 및 중성지방 수치가 높게 나타났다는 점을 강조했다. 미국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관찰됐으며, 한 코호트 연구에서는 초가공식품을 많이 섭취하는 이들이 제2형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24%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사회경제적 배경 또한 초가공식품 섭취와 무관하지 않았다. 맥마스터대 연구에서는 이들 식품을 많이 먹는 이들이 대체로 소득이 낮고 교육 수준이 낮은 경향이 있음을 보여줬다. 하지만 건강 위험은 이러한 요인들과는 별개로 존재했다. 공동 저자인 대학원생 안젤리나 바릭은 “건강 형평성을 위한 식품 정책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초가공식품의 문제는 마케팅 전략에서도 드러난다. 어린이 만화 캐릭터가 인쇄된 시리얼 박스, ‘식이섬유 강화’, ‘비타민 첨가’ 등 과장된 포장 문구는 소비자에게 제품이 건강식이라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저소득층과 청소년은 이러한 마케팅에 더 취약하며, 이는 건강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킨다.

 

또한, 초가공식품은 음식의 물리·화학적 구조, 즉 '푸드 매트릭스(food matrix)'를 파괴해 섭취 후 소화 속도를 빠르게 하고, 포만감을 낮추며, 혈당 부하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장내 미생물군의 다양성을 해치고, 면역 기능과 대사 시스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전문가들은 초가공식품 섭취를 반드시 '0'으로 만들 필요는 없다고 강조한다. 하루 한 끼만이라도 통과일이나 무염 견과류로 대체해도 염증 지표가 감소하는 등 긍정적인 변화가 관찰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아침식사부터 개선을 시작해, 점차 가공 간식을 줄여나가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제시했다.

 

한편 캐나다 보건당국은 현재 식품첨가물과 식품 광고에 대한 규제 검토를 진행 중이며, 이번 연구는 이러한 정책 논의에 긴박성을 더해주고 있다. 해당 연구는 국제학술지 ‘영양과 대사(Nutrition & Metabolism)’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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