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김민영 기자] 영국 노팅엄대학교 연구진이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개를 위한 식단에서 식물성 사료가 육류 기반 사료에 비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시중에서 판매되는 건식 사료의 환경적 영향을 △토지 사용량 △온실가스 배출량 △산성화 물질 배출 △부영양화 물질 배출(토양·수질 오염) △담수 사용량 등 여러 지표로 측정했다.
그 결과, 식물성 사료가 모든 항목에서 가장 낮은 환경 영향 점수를 기록했으며, 소고기·양고기 기반 사료가 가장 높았다. 닭고기 및 일부 수의학용 합성 사료는 중간 수준을 보였다.
연구는 국제 학술지 ‘프런티어스 인 뉴트리션(Frontiers in Nutrition)’에 게재됐다. 이번 조사는 연구진이 앞서 진행한 ‘식물성 개 사료의 영양학적 동등성’ 연구의 후속으로, 동일한 31종의 사료(육류 19종, 수의학용 6종, 식물성 6종)를 다시 분석했다.
평균 추정치에 따르면 1,000㎉를 공급하기 위한 토지 사용량은 식물성 사료가 2.73㎡에 불과했으나, 소고기 사료는 102.15㎡, 양고기 사료는 111.47㎡에 달했다. 연구팀은 몸무게 20㎏인 래브라도 리트리버 한 마리를 기준으로, 성견기 9년 동안 소고기나 양고기 사료만 먹일 경우 각각 축구장 52개, 57개에 해당하는 토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식물성 사료는 단 1.4개 축구장 면적이면 충분했다.
온실가스 배출량도 큰 차이를 보였다. 식물성 사료는 2.82㎏ CO₂ 상당량이 배출됐지만, 양고기 사료는 12.85㎏, 소고기 사료는 31.47㎏에 달했다. 이는 항공여행에 빗대면, 식물성 사료의 생애 주기 배출량이 런던~뉴욕 왕복 비행 2.8회에 해당하는 반면, 소고기 사료는 31.3회에 해당한다.
또한 소고기 사료의 산성화 배출량은 식물성 사료보다 14.3배 높았고, 부영양화 배출량은 16.4배 높았다. 담수 사용량은 식물성 사료가 249L(1,000㎉당)였으며, 소고기는 574.79L, 양고기는 683.84L로 두 배 이상 많았다.
논문의 제1저자인 레베카 브로칙 박사는 “육류 기반 반려동물 사료 생산이 훨씬 큰 환경 부담을 초래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앞선 연구에서는 식물성 사료가 영양학적으로 동등하다는 점을 입증한 바 있고, 이번에는 실제 시판 사료 31종을 대상으로 한 사례 연구를 통해 반려인들이 ‘환경 발자국’을 줄일 수 있는 구체적 선택 지침을 제공하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