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혁명 이후 지구의 온도가 0.85도나 올랐다. 겨우 100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을 뿐이다. 이는 전 세계가 지구온난화에 대처해야 하는 이유다. 아주 작은 기온 변화도 재앙을 불러올 수 있다는 사실은 이미 많은 과학자가 밝혀냈다. 인간이 자초한 재앙, 이 시각 지구는 어떻게 변하고 있을까. [편집자주]

◆ 슈퍼 태풍 하이옌
2015년 새해 벽두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필리핀 타클로반을 찾았다. 해당 지역은 2013년 슈퍼 태풍 하이옌으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지역이다. 시속 379킬로미터 바람과 6미터 높이 해일이 훑고 지나간 자리는 그야말로 쑥대밭으로 변했다.
약 1만2000명 사상자, 420만명 이상 이재민이 발생했고 재산 손실만 140억 달러(약 15조7500억원)에 달한다. 필리핀 기상 관측 사상 가장 강력한 태풍으로 기록된 하이옌으로 170만명 어린이가 난민이 됐고 이 아이들은 노동 착취, 학대, 인신매매, 질병 등 각종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됐다.
이 같은 슈퍼 태풍의 등장에 기상학자들은 기후 변화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또 향후 이런 재해가 더 자주 발생할 거라는 예측도 내놨다.

◆ 지구의 경고 ‘사막화’
몽골 수도 울란바토르는 애초에 인구 50만 도시로 설계됐지만 초원에서 이주한 유목민이 몰려 130만명까지 인구가 증가했다. 이에 따른 도시 문제도 극심하다. 도로는 차들로 꽉 막혔고 대기오염도 심각하다. 일거리를 찾지 못한 유목민은 도시 빈민으로 전락했다. 대체 왜 이런 악재가 생긴걸까.
기후 변화로 인한 사막화가 원인이다. 푸른 초원의 생명줄인 1166개 호수와 887개 강이 모두 말라버렸다. 이 때문에 유목민들은 거처를 잃고 도시로 몰렸다. 이를 두고 ‘사막 난민’이라고 지칭한다.
중국에서는 매년 서울 면적 4배인 2460㎢ 땅이 사막으로 변하고 있다. 중국 내륙 간쑤 성 민친 현은 텅거리 사막과 파단지린 사막 가운데 자리한 오아시스 도시였다. 물이 풍부했지만 지금은 전체 토지 가운데 95%가 황무지나 사막으로 변했다. 멀쩡하던 마을은 모래에 파묻히고 사람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있다.
이 같은 몽골, 중국 내륙의 사막화는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친다. 해마다 봄이면 불어오는 황사가 매년 더 심해지는 이유다. 사막에서 만들어진 모래 먼지는 작고 가벼워서 바람을 타고 멀리까지 이동한다. 몽골, 중국의 사막 모래 먼지는 우리나라는 물론 일본과 미국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런 사막화가 급증하는 또 다른 이유는 삼림 파괴다. 인간은 나무를 베어버리고 숲을 없애고 있다. 나무가 자라는 땅은 사막이 되지 않는다. 나무 뿌리는 흙 알갱이와 빗물을 붙잡아 둔다. 하지만 무분별한 벌목과 방목이 이어지면서 숲이 사라지고 사막이 생겨났다.
아프리카도 지금처럼 사막이 많지는 않았다. 이곳이 척박해지기 시작한 때는 유럽인들이 식민지를 건설하기 시작한 19쎄기 후반부터다. 돈을 벌기 위해 아프리카 곳곳 열대 우림을 밀어버리고 그 위에 커피, 마리화나 등 작물을 심었다. 나무나 풀은 죄다 없애고 농약을 치다 보니 땅은 척박해지고 불모지가 됐다.

◆ 풍요의 이면...미세먼지의 위협
미세 먼지는 기후 변화 징후는 아니지만 산업화가 불러온 재해다. 중국은 해마다 고도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경제가 발전하는 것도 좋지만 문제는 산업화·공업화로 인한 피해가 막심하다는 데 있다. 대표적인 게 미세먼지다.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은 공장에서 배출하는 유해 가스와 자동차 매연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기관 IARC 국제암연구소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비단 중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로 인한 피해는 우리나라에도 영향을 미친다. 중금속으로 오염된 미세먼지가 편서풍을 타고 중국에서 건너온다. 또 미세먼지가 꼭 중국 탓은 아니다. 우리나라에도 서해안 부근에 다수 석탄 화력 발전소가 있다. 인천·당진·태안 등에서 발생한 미세먼지는 전국을 뒤덮는다.
특히 미세먼지는 사람 건강에도 해롭지만 지구환경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미세먼지 중 탄소 성분이 포함된 검댕은 햇빛을 흡수하고 온도를 높인 뒤 빙산에 달라붙어 녹게 만든다. 또 빙산의 햇빛 반사 기능을 억제해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한다.
미세먼지는 해양 생태계도 훼손한다. 플랑크톤에 스며든 미세먼지는 물고기와 상위 포식자를 거쳐 먹이사슬 꼭대기인 인간의 식탁에도 오른다. 결국 산업화, 공업화 등 인류 생산력 증대를 통한 풍요가 1급 발암물질로 되돌아오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