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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팩트체크] 정말 고기 먹어야 힘이 날까?

 

육류를 선호하는 사람은 그 이유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일단 맛이 좋고 단백질을 풍부히 섭취해야 한다고. 육류로 단백질을 섭취해야 힘이 나고 속도 든든해서 다른 간식거리도 덜 찾게 된다고 입을 모은다.

 

우리는 육류를 섭취해야 체력도 좋아지고 단백질을 풍부히 얻을 수 있다고 여겨왔다. 요 며칠 에너지가 나지 않고 어지러움을 느끼면 ‘고기 반찬’부터 챙긴다. 그런데 정말 힘의 원천이 고기일까?

 

◆ 고기를 먹어야 힘이 날까?

 

우선 “고기를 먹어야 힘이 난다”는 말은 과거 육류가 무척 귀했던 시절의 이야기다.

 

 

단백질은 탄수화물, 지방과 함께 사람의 생명유지와 활동에 필요한 에너지를 만드는 3대 영양소다. 에너지원이 되는 영양소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순이다. 특히 탄수화물은 근육을 유지할 뿐 아니라 강력하게 만드는 에너지원이다. 달리기나 수영과 같은 고강도 운동을 하기 전에는 탄수화물을 섭취해야 힘이 나고 쉽게 지치지 않는 이유다. 심리적인 안정도 도와 탄수화물을 약간이라도 섭취해야 잘 먹었다는 느낌이 든다.

 

고기를 먹어야 든든한 이유는 단백질이 위에 머무르는 시간은 3시간부터 6시간까지 되기 때문이다. 탄수화물은 대부분 위에 1~2시간 머물러 있는 것에 반해 장시간 머무른다. 단백질이 소화되려면 위산에 의해 소화효소가 활성화돼 펩타이트로 분해돼야 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하지만 이 또한 식물성단백질과 식물성기름을 섭취하면 부족한 포만감을 채울 수 있다.

 

 

◆ 고기를 먹어야 단백질을 섭취할 수 있다?

 

단백질은 근육, 내장, 뼈, 피부 등 모든 조직을 형성하고 항체 구성 성분이 돼 체내 면역 기능에 관여한다. 육류 속 단백질은 아미노산 때문에 더 주목 받았다. 아미노산 일부는 신체가 스스로 합성할 수 있지만 일부는 반드시 음식을 통해 섭취해야 한다. 이를 ‘필수 아미노산’이라고 부른다. 동물성 단백질에는 필수 아미노산이 충분히 들어 있다. 하지만 무조건 육류가 고품질의 단백질 공급원이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푸드사이언스&뉴트리션’ 학술지에 게재된 네덜란드 아베베 이노베이션 센터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최고급 단백질 공급 식품은 달걀, 카세인, 감자, 콩, 유청이었다. 특히 달걀과 카세인, 감자는 체내에서 단백질 합성에 필요한 필수 아미노산 8가지를 모두 갖춘 완전 단백질 식품으로 선정됐다.

 

삶은 달걀 1개당 단백질 함량은 6g 정도이며 단백질 으뜸 식품으로 손꼽히는 닭가슴살은 100g 기준 20g이 함유돼 있다. 식물성 단백질 식품에는 대표적으로 콩과 피스타치오, 두부를 꼽을 수 있다. 서리태는 100g당 43.1g이 들어있다. 닭가슴살보다 단백질이 더 많이 들어있다. 서목태(42.7g)·흑태(40.9g)·백태(40.8g) 또한 단백질이 풍부하다.

 

게다가 한국식품조리과학회지에 게재된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연구팀의 논문에 따르면 콩은 조리법에 따라 단백질 함량이 달라진다. 콩을 삶으면 생콩보다 6~7%. 볶으면 단백질이 2~3% 증가한다. 식품으로 반드시 섭취해야 하는 트립토판을 비롯해 필수 아미노산이 모두 들어있다.

 

피스타치오 1회 섭취분(49개)엔 6g의 단백질이 함유됐고 두부 85g에는 단백질 9g이 들어있다. 렌즈콩은 반 컵에 하루에 필요한 식이섬유의 30%와 단백질 9g이 들어있다. 귀리 반 컵과 병아리콩 반 컵에도 단백질 6g씩 들어있다.

 

육류만 필수 아미노산을 공급하는 완전 단백질 식품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게다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빼놓을 수 없다. 소고기와 돼지고기 같은 적색육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이야기는 여러 차례 들어봤을 것. 동물성 단백질 식품은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돼 심뇌혈관질환과 소화기질환 위험이 커진다. 2015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적색육을 100g 더 섭취할 때마다 대장암 위험이 17% 증가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콩을 비롯해 식물성 단백질 식품에는 불포화지방과 식이섬유가 풍부해 콜레스테롤 개선에 도움이 된다. 동물성 단백질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플라보노이드, 안토시아닌과 같은 항산화물질도 들어있다. 활성산소를 제거하고 신체 조직의 노화를 늦춰준다.

 

◆ 어지러울 땐 고기를 먹어야 하지 않을까?

 

어지러움을 느끼면 소고기를 먹어야 빈혈이 없어질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 어지러움은 저혈당이나 귓속 평형감각기관 이상이 원인이다. 철분부족으로 인한 빈혈이라 하더라도 소고기만 먹을 필요는 없다. 소고기 100g에는 2mg 철분이 들어있다. 대두 한 컵에는 철분 8~9mg, 캐슈넛 1/4컵에는 철분 2mg, 시금치 3컵 분량에는 18mg 들어있다.

 

우리가 육류 대신 즐길 수 있는 단백질 식품은 생각보다 다양하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지속가능성을 생각해야 하는 시대에 단백질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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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광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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