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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환경엔 좋지만 건강엔 글쎄…대체육 논쟁

[비건뉴스 권광원 기자] 식물성 대체육이 환경과 동물복지를 위한 좋은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지만, 건강만 놓고 보더라도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을까?

 

식품영양전문가 제니 로스보로는 가짜 고기가 건강하다는 인식이 항상 올바른 것은 아니라고 경고한다. 그는 “가짜 고기로 만든 버거가 일반 고기 버거보다 소금이 0.14g 더 많이 들어있다. 철분이나 비타민B 영양소는 빠진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식물성 대체육과 관련된 논란이 이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난해 KATI농식품수출정보에서 발표한 미국 식물 기반 식품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식물성 대체육은 항생제 섭취나 콜레스테롤에 대한 우려는 덜 수 있지만 실제 육류와 같은 맛과 질감을 내기 위해 각종 첨가제를 넣고 여러 차례 가공 처리되기 때문에 건강상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임파서블푸드가 소비자를 대상으로 인식 조사를 한 결과 식물성 대체육을 구매하는 가장 큰 이유는 건강과 환경, 만족감 때문이었는데 특히 MZ세대는 환경 때문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Z세대의 90%가량은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환경을 보존하는 소비가 중요하다고 답했으며 축산업이 환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영국 캠프리지대학 MRC분자생물학연구소 후미아키 이마무라 박사는 가짜 고기가 진짜 고기보다 건강에 더 좋다는 증거는 없다고 주장했다.

 

댄 글릭먼 전 미농무부장관도 CNBC와의 인터뷰에서 “고기는 필수 단백질 섭취원이다. 가짜 고기에는 단백질을 보충할 수많은 재료가 있지만, 진짜 고기보다 뛰어난 영양학적 요소가 있는지는 검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 대체육의 한계 ‘가공식품’

 

건강 논란이 이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식물성 대체육이 어디까지나 가공식품이기 때문. 육류 맛과 식감을 내기 위해, 유통을 위해서 여러 차례 가공 처리한 대체육이 최선의 선택이겠냐는 의문이 남는다.

 

실제로 대체육으로 유명한 비욘드미트와 임파서블푸드의 제품 성분표를 살펴보면 어느 정도 수긍이 간다. 우선 식물성 단백질이지만, 포화지방과 칼로리는 기존 육류와 비슷하거나 더 많다.

 

비욘드미트의 버거 패티 113g짜리 한 장에 함유된 포화지방은 5g, 임파서블푸드의 패티는 100g 기준 포화지방 8g이다. 소고기 안심 기준 100g당 함유된 포화지방은 5.42g이다. 안심 기준 칼로리는 식물성 대체육이 더 높다. 소고기 100g당 칼로리는 193㎉이며, 비욘드미트 113g 기준 270㎉이고, 임파서블푸드는 100g 기준 240㎉다. 나트륨 차이는 크게 난다. 소고기나트륨은 45㎎이지만, 비욘드미트는 380㎎, 임파서블푸드는 370㎎ 함유됐다.

 

 

가공식품 특성상 다양한 첨가물과 향신료가 추가되는 것도 논란거리다. 비욘드미트는 콩과 호박, 버섯에서 추출한 단백질에 코코넛오일을 추가해 고기 형태로 만들었고 임파서블푸드는 콩의 뿌리에 기생하는 박테리아에서 헴 성분을 찾아 육즙과 유사하게 만들었다.

 

비욘드미트 제품에는 분리완두콩단백, 분말셀룰로스, 메틸셀룰로스, 말토덱스트린, 횸추출물, 글리세린, 아라비아검, 변성전문, 안나토색소 등 점도나 촉감 등을 위해 각종 성분이 추가됐다.

 

결국 진짜 고기와 비슷하게 보이고 유사한 식감을 내기 위해 굳이 넣지 않아도 되는 성분이 추가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온다. 콜레스테롤과 혈압을 관리하기 위해 대체육을 선택했지만, 대체육에 함유된 상당량의 나트륨과 포화지방까지 먹게 되니 막상 고기를 먹지 않는 이득이 상당히 줄어드는 셈이다.

 

물론 이에 대한 반박도 있다. 진짜 고기와 비교를 할 것이 아니라 진짜 고기를 토대로 한 가공식품과 비교를 해야 정당하다는 것이다. 가령 비욘드미트의 패티 제품은 소고기 안심과 비교하는 것이 아닌, 일반 햄버거 패티와 비교하는 것이 적합하다는 주장이다.

 

◆ ‘고기’ ‘우유’ 용어 사용과 관련한 논란

 

식물성 대체육과 관련해 용어 표시 논란도 잇따르고 있다. 현재 식물 기반 대체육류 라벨에는 ‘비건’ ‘육류 없는’ ‘배지’ ‘베지테리언’ 식물로 만든‘ 등 식물 기반임을 명확하게 설명하는 경우에 ‘고기’ ‘햄버거’ ‘소시지’ ‘치킨’ ‘돼지고기’ ‘햄’ 등과 같은 용어를 사용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미국 낙농업계와 축산업계는 식물 기반 식품에 ‘고기’, ‘우유’ 용어 사용 금지를 주장하고 있다. 상원에서는 ‘Dairy Pride Act’와 ‘The Real MEAT Act’와 같은 식물 기반 식품 명칭이나 라벨링을 규제하는 법안이 발의되기도 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식습관으로 채식이 부각됐다. 소비자들은 식물 기반 식품이 건강에 더 좋다고 생각하는 한편 원재료를 꼼꼼히 확인하고 최소한의 가공과정을 거친 식품을 선호하게 됐다.

 

환경 문제로 주목받은 대체육이지만, 건강에 좋지 않은 식재료가 다량 함유된다면 장기적으로는 의미가 퇴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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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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