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권광원 기자] 글로벌 기후 변화로 미래 식량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식물성 단백질을 비롯해 곤충 단백질이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두 가지 곤충을 식용으로 포함시켰다.

지난 2일 영국 언허드(UnHerd)와 독일 공영방송 도이치벨레(DW) 등 외신은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집 귀뚜라미(House crickets)와 작은 거저리 유충(Lesser Mealworm Larvae)을 식용으로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식용 승인으로 인해 유럽에서는 작은 거저리 유충은 분말, 냉동, 페이스트 및 건조 형태로 판매가 가능하며 집 귀뚜라미의 경우 탈지 분말 형태로 판매 가능하다. 다만 식용으로 승인됐다고 해서 아무런 표시 없이 곤충 분말을 사용해서는 안된다. 예컨대 귀뚜라미 탈지 분말을 사용한 피자의 경우 곤충 성분이 함유됐다는 라벨을 반드시 부착해 소비자들에게 알려야 한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승인 문서에 “곤충을 먹을지 말지는 소비자가 결정해야 한다. 단백질의 대체 공급원으로 곤충을 사용하는 것은 새로운 것이 아니며 곤충은 세계 여러 곳에서 정기적으로 섭취된다”라고 밝혔다.

현재 유럽에서는 총 8가지의 곤충 단백질이 식품으로 승인된 상태다. 지난 2021년에는 말린 밀웜을 식용으로 판매 승인했다. 앞서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2013년 식용곤충을 ‘작은 가축’이라고 언급하며 미래 식량자원으로 지목한 바 있다. FAO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식용 곤충 섭취 인구는 25억 명 정도로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에 집중돼 있다. 하지만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곤충을 식용으로 승인하면서 유럽에서도 곤충 단백질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글로벌 식용곤충 시장은 성장세를 띠고 있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Research And Markets)에 따르면 전 세계 식용 곤충 시장은 2020년 8억 2,200만 달러(한화 약 1조 337억원) 로 평가되었으며 예측 기간 동안 연평균 23.51% 성장하여 2027년에는 36억 6,000만 달러(한화 약 4조 6028억원) 의 시장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식용 곤충이 미래 식량으로 각광 받는 까닭으로는 훌륭한 영양 프로필을 들 수 있다. 식용 곤충의 경우 식용 곤충의 경우 건조 중량의 35~60%가 단백질인 것으로 추정되며 콩이나 육류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은 단백질 공급원이 된다.

이 밖에도 사료효율이 높아 지속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도 있다. 밀웜의 경우는 성충이 된 후 닷새가 지나면 알을 낳고 그 알은 7일이 되면 부화해서 식용으로 사용되는 유충이 된다. 이는 소고기 1kg 생산에 사료가 8kg 필요한 것에 반해 귀뚜라미는 사료가 2kg만 필요하니, 약 25% 수준으로 자원을 절약할 수 있다. 또한 소의 경우 소고기 1kg을 얻는데 온실가스를 약 3000g 배출하는데 반해, 갈색거저리는 7.6g만을 배출한다.

현재 국내에서 법적으로 허용된 식용곤충은 고소애, 꽃벵이, 풀무치 등 10종이며 특히 갈색거저리 애벌레인 고소애는 항암 치료 환자에게 단백질을 충분히 공급해주는 양질의 단백질 공급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동물보호단체는 식용 곤충이 생명을 빼앗는 일이라는 점에서 동물성 식재료와 다를 바 없다고 주장한다.

엘리사 알랜(Elisa Allen) 글로벌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 부사장은 식물기반 뉴스(plantbasednews)와의 인터뷰에서 “개미가 지하 농장에서 수백만 명을 먹이고 정교한 생활 구조를 구축하는 방식부터 꿀벌이 복잡한 지시를 전달하고 꿀을 생산하고 사용하는 방식에 이르기까지 곤충의 생명에 대한 이해를 포함해 모든 형태의 생명에 대한 지식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라면서 “네 발이든 여섯 발이든 간에 모든 동물들이 자신의 생명을 소중하게 여긴다는 사실을 이미 모두가 알고 있다. 지구와 우리 자신을 포함한 모든 종을 위해 우리는 생명을 먹으려는 시도를 하지 않아야 한다”라고 전했다.

또한 알랜은 “지각능력이 없는 것 같은 곤충이 앞으로의 연구를 통해 아픔을 느낀다는 것이 밝혀진다면 향후 식용 곤충 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