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김민정 기자] 치아를 상실한 후 기능과 심미성을 회복하기 위한 대표적인 방법으로 ‘치과 임플란트’가 널리 사용되고 있다. 임플란트는 인공치근을 턱뼈에 식립해 자연치아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는 치료로, 성공률이 높고 수명이 길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다양한 원인으로 인해 식립된 임플란트가 탈락하거나 기능을 상실하는 경우가 존재하며, 이때 선택지 중 하나가 바로 ‘재식립’이다.
임플란트 재식립은 한 번 실패한 부위에 다시 임플란트를 식립하는 치료를 말한다. 이 치료는 기존 임플란트가 탈락하거나 심한 염증, 주위골 소실, 기계적 파절 등으로 인해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됐을 때 고려된다. 하지만 한 번 실패한 부위에 다시 식립하는 만큼, 그 원인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신중한 계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임플란트 재식립의 성공 여부는 초기 실패 원인에 따라 크게 좌우된다. 대표적인 원인으로는 ‘임플란트 주위염’이 있다. 이는 임플란트 주변의 잇몸과 뼈에 염증이 생기며, 골소실이 동반되는 질환이다. 치석이나 세균에 의해 발생하며 조기 발견이 어려운 경우도 많다. 이 염증이 심화되면 임플란트가 골지지를 잃고 탈락에 이를 수 있다.
또 다른 원인은 부적절한 식립 위치, 과도한 교합력, 뼈 이식의 실패, 전신 질환 등이다. 특히 흡연, 당뇨, 골다공증 등 전신 건강 상태가 좋지 않거나 구강 위생 관리가 미흡할 경우 임플란트 실패 위험이 높아진다. 따라서 재식립 전에는 반드시 환자의 건강 상태, 턱뼈의 상태, 기존 실패 원인에 대한 평가가 선행돼야 한다.
재식립을 위한 치료 계획은 보다 정밀해야 한다. 우선 탈락된 부위에 염증이나 감염이 남아 있다면 충분한 회복 기간을 두고 조직의 재생을 기다려야 한다. 경우에 따라 뼈가 부족한 부위에는 자가골 또는 인공골 이식을 통해 골량을 확보해야 한다. 이때 3D CT 촬영 등 정밀 영상 진단을 활용해 뼈의 밀도, 형태, 인접 구조물과의 거리 등을 세밀히 분석해야 하며, 디지털 가이드를 통해 오차 없는 식립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재식립은 일반적인 초기 식립보다 난이도가 높고 예후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의 진단과 시술이 요구된다. 식립 각도나 위치에 따라 향후 교합력 분산, 유지력 등에 큰 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 고도의 계획이 필수적이다. 특히 재식립 부위의 골질이 약해진 상태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무리한 식립은 오히려 실패를 반복할 수 있다.
치료 후 관리도 재식립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다. 임플란트는 자연치아와 달리 잇몸에 혈류 공급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염증 발생 시 회복력이 떨어진다. 정기적인 치과 내원과 전문적인 유지관리, 올바른 칫솔질과 구강 위생 습관은 필수적이며, 교합 조정도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또한 당뇨나 고혈압 등 전신 질환이 있는 경우, 내과와 협진을 통해 전신 상태의 안정화가 동반돼야 한다.
일부 환자들은 임플란트 실패 시 ‘바로 다시 심을 수 있다’는 오해를 갖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임플란트 탈락 직후는 주위 조직에 염증이나 괴사가 남아 있을 가능성이 높아 즉시 재식립은 적합하지 않다. 대개 수개월 이상의 회복 기간이 필요하며, 뼈 이식이 병행될 경우 그 이상 걸릴 수 있다. 따라서 무리한 조기 재식립은 오히려 장기적인 실패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반복적인 재식립은 골질에 손상을 줄 수 있어, 경우에 따라 다른 치료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 예를 들어, 임플란트 식립이 어려운 경우 부분 틀니, 브릿지 등 대체 치료법도 검토 대상이 된다. 환자의 턱뼈 상태, 기대 수명, 전신 건강, 심미적 요구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가장 적합한 치료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시흥 새로운치과 전다니 원장(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한 번 실패한 임플란트를 다시 심는 것은 단순한 재시술이 아니라, 그 원인을 정확히 분석하고 뼈와 잇몸의 상태를 면밀히 평가한 후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하는 고난도 치료”라며, “성급하게 다시 시술을 진행하면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 있기 때문에, 철저한 사전 진단과 감염 관리, 필요한 경우 충분한 회복 기간을 거친 후 시행하는 것이 재식립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