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아시아 지역과 한국에서 식물성 식품과 대체육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건강, 환경, 동물복지에 대한 감수성이 높아진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가치소비가 식문화 전반에 뚜렷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대체 단백질 산업은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2023년 신세계푸드가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에 의뢰해 전국의 20~30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67.8%가 대체육에 대해 긍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절반에 가까운 49.1%는 이미 먹어보거나 구매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 이유로는 ‘환경을 생각해서’라는 응답이 71%로 가장 높았고, ‘동물 복지를 고려해서’가 57.7%로 뒤를 이었다. 특히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1.9%가 대체육 소비를 ‘가치 소비’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83.2%는 이러한 가치 소비가 앞으로 더욱 확산돼야 한다고 답해 MZ세대의 소비 인식 변화를 보여줬다.
비슷한 경향은 아시아 각국에서도 확인된다. 일본과 중국의 20~30대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대체육이 ‘건강한 식물성 단백질’이라는 긍정적 이미지로 연상되고 있으며, ‘항생제 무첨가’, ‘저탄소 배출’, ‘추적 가능성’ 등의 라벨링이 부착된 제품에 대해 더 높은 가격을 지불할 의향이 확인됐다. 특히 항생제 사용에 대한 정보를 사전에 제공했을 때, 기존 육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높아지고 대체육에 대한 태도는 더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결과는 투명한 정보 제공이 소비자 수용성을 높이는 핵심 요소임을 시사한다.
식물성 식품에 대한 인식은 필리핀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도쿄에 본사를 둔 GMO Foods가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필리핀 소비자의 83%는 향후 1년 내 식물성 식품 소비를 늘릴 계획이라고 응답했고, 90% 이상이 식물성 제품이 건강하고 지속가능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식품기업이 공급망의 지속가능성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응답은 92.7%에 달했으며, 식물성 식품을 확대 제공하는 외식업체나 유통사를 더 자주 이용하겠다는 응답도 80%를 넘었다. 이처럼 식물성 식품은 단순한 대체식이 아니라 건강과 윤리를 고려한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한편, 식물성 대체 단백질과 함께 주목받는 분야로는 배양육이 있다. 배양육은 동물을 도축하지 않고 세포를 배양해 생산한 고기로, 식량안보와 동물복지, 환경적 측면에서 기존 축산업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아시아태평양세포농업협회가 중국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선전 등 1선 도시를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배양육에 대한 인지율은 아직 10% 미만에 불과했지만, 전체 응답자의 76.7%는 “신기한 제품을 시도해보고 싶다”며 시식 의향을 나타냈다. 다만 배양육의 자연성, 안전성, 건강상 영향에 대한 우려도 병존했으며, 다수의 소비자들은 정부 차원의 명확한 기준과 규제 마련이 필요하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이는 신뢰 형성을 위한 투명한 정보 제공과 정책적 기반이 배양육 시장의 성장을 좌우할 주요 변수임을 시사한다.
이처럼 아시아와 한국의 젊은 소비자들은 단순히 유행이나 호기심 차원을 넘어, 건강과 환경, 윤리적 가치까지 고려한 식생활을 추구하고 있으며, 식물성 식품과 배양육은 선택이 아닌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실천의 일부로 자리잡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