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최지영 수습기자] 제주도립 김창열미술관은 29일부터 11월 16일까지 제1전시실에서 소장품 기획전 ‘물방울의 방 1983~1985’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김창열 화백의 대표 모티프인 물방울이 조형적·개념적으로 전환되고 회화적 이미지로 정착된 핵심기를 조명하며, 작품에 담긴 사유와 실험의 여정을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물방울의 방 1983~1985’는 16세기 유럽 귀족들의 개인 수장 공간이자 미시적 세계관을 담은 ‘호기심의 방(Cabinet of Curiosities)’ 개념에서 착안해, 미술관의 기능과 역할을 하나의 은유적 공간으로 풀어낸 전시다.
1970년대부터 물방울을 조형 언어로 구축해온 김창열은 1983년부터 2년간 유화와 흑연, 한자 등의 다양한 매체 실험을 통해 물방울의 물리적 형상뿐 아니라 배경과의 관계를 탐색하며 회화적 전환을 시도했다.
대표작 ‘물방울(1983)’에서는 얼룩과 대비되는 물방울을 통해 ‘있음과 없음’, ‘공존’이라는 철학적 주제를 환기하며, ‘회귀’ 시리즈에서는 한자를 배경에 도입한 실험, ‘해체’에서는 문자와 물방울, 얼룩의 대비를 통해 평면과 입체의 긴장감을 표현한다.
전시 이해를 돕기 위해 김창열 작가의 생전 인터뷰를 인공지능(AI) 기술로 재현한 영상도 함께 선보이며, 관람객이 작가의 예술 세계를 더욱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이종후 제주도립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김창열 화백의 회화적 전환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기획으로, 작품과 영상자료를 통해 그의 깊은 사유와 실험의 흔적을 함께 경험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미술관 제2·3전시실에서는 오는 8월 24일까지 특별기획전 ‘내 속에 꿈틀거리는 한 가닥 진심’이 진행되며, 김창열과 하인두 두 작가의 예술적 실험과 시대적 고민을 담은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