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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지구와 동물을 아끼지만 여전히 고기를 먹는 이유는?” 인지 부조화가 핵심 변수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지구 환경과 동물 복지를 걱정하면서도 육식을 계속하는 사람들 사이의 심리적 모순을 다룬 연구가 주목받고 있다. 학술지 ‘Appetite(앱퍼타이트)’에 최근 게재된 이 연구는, 사람들이 스스로의 신념과 식습관 사이의 괴리를 어떻게 인식하고 행동에 반영하는지를 분석했다.

 

연구에 따르면, 많은 사람들은 환경 보호와 동물 권리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하면서도 여전히 육류를 섭취한다. 2020년 영국의 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약 절반이 이러한 행동이 위선적이라고 느낀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치관과 행동의 불일치만으로는 식습관을 바꾸는 계기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연구진은 이를 설명하는 핵심 개념으로 ‘인지 부조화’를 제시한다. 이는 자신의 행동이 내면의 신념과 상충할 때 느끼는 심리적 불편함으로, 이 불편함이 극에 달할 때 비로소 일부 개인은 육류 소비를 줄이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미국과 호주에서 약 6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식단을 바꿀 의지가 없는 사람일수록 식물성 식단의 건강 및 환경적 이점에 대한 인식이 낮고, 채식주의자일수록 그 반대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공장식 축산의 문제를 인지하는 정도 역시 채식주의자들이 가장 높았고, 식단 변화 의향이 있는 그룹이 그 뒤를 이었다. 반면, 식습관을 바꿀 계획이 없는 응답자들은 건강 문제, 실현 가능성, 도덕적 정당성 등을 이유로 육식을 지속하고 있었다.

 

 

이들은 '고기는 인간 본능', '다수의 선택', '건강 유지', '맛있는 음식' 등의 이유를 내세워 육식을 정당화했다. 특히 육류를 동물과 분리해 인식함으로써 심리적 불편함을 줄이려는 경향도 확인됐다. 반면 식단 전환에 성공한 사람들은 온라인 레시피 검색, 영양 상담, 사회적 질문에 대비한 응답 준비 등을 통해 실질적인 장벽을 극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6개월 후 진행된 후속 조사에서는 참가자 중 20%가 채식으로 전환해 이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이들은 인지 부조화는 증가했지만 건강과 실현 가능성에 대한 장벽은 오히려 낮아졌다고 응답했다. 특히 이들은 가족이나 친구의 지지를 더 많이 받았으며, 식물성 식단의 영양 문제에 대비해 전문 상담을 활용하는 경향도 높았다.

 

연구진은 “단순한 정보 제공만으로는 식습관 변화를 유도하기 어렵다”며, “요리 역량, 식물성 식품의 접근성, 가격 등 실용적인 요소들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한 정책적 접근으로는 육류세 부과, 요리학교 내 비건 요리 교육, 외식업계의 식물성 메뉴 장려, 미디어를 통한 채식 레시피 노출 확대 등이 제안됐다.

 

공동 저자인 세바스티안 인배너는 “육류가 맛있고 편리하며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한, 식물성 식단으로의 전환은 결코 쉽지 않다”며 “따라서 실질적인 영양 가이드, 간단한 요리법, 지지 커뮤니티 같은 구조적 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속가능한 식습관 확산을 위해서는 단순한 인식 제고를 넘어, 사람들이 인지적 불편을 극복하고 식물성 식단을 일상화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번 연구의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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