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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오염

"태평양 해안 따라 버려진 플라스틱 병, 코카콜라·펩시 등 대형 음료업체 제품 다수“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라틴아메리카 태평양 해안 전역에 걸쳐 발견되는 플라스틱 병 대부분이 현지에서 생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병 중 상당수가 코카콜라, 펩시코, 아헤 그룹(Aje Group) 등 대형 음료업체 제품으로 확인되면서 기업의 책임과 함께 재사용 포장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대학 연구진이 이끄는 이번 조사는 멕시코에서 칠레에 이르는 1만2천km 이상의 해안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연구진은 2023년부터 2024년까지 10개국 92개 본토 해변과 15개 도서 해변, 38개 연안 지역사회에서 플라스틱 병을 수거했으며, 1천여 명의 시민 자원봉사자와 200명의 지역 리더들이 채집과 분류에 참여했다.

 

조사 결과 전체 수거 병 중 59%는 라틴아메리카 태평양 연안 국가에서 생산된 것이었다. 주로 탄산음료, 생수, 에너지 음료 등에 사용된 일회용, 1인용 제품이었으며, 뚜껑이 떨어져 나간 병이 본토 지역에서 더 많이 발견된 반면 도서 해변에서는 병뚜껑이 붙은 채 발견된 비율이 73.4%에 달했다.

 

특히 수거된 병 중에는 오래된 제품도 다수 포함됐다. 2001년 페루 해변에서는 파워에이드 병이, 2002년 칠레 섬에서는 코카콜라 병이 발견돼 최소 20년 이상 바다를 떠돌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병과 뚜껑에 남아 있는 라벨과 각인을 통해 연구진은 제조사, 생산 연도, 생산국 등을 추적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총 253개 회사의 356개 브랜드가 확인됐으며, 그중에서도 코카콜라, 펩시코, 아헤 그룹 제품이 가장 자주 등장했다. 또한 일부 병은 아시아(1.8%), 북미(0.3%), 유럽(0.04%)에서 유입된 것으로 나타났으며, 전체의 약 39%는 출처를 특정할 수 없었다.

 

지리적으로는 멕시코, 과테말라, 콜롬비아, 에콰도르, 페루, 칠레 해변에서 대부분 자국산 병이 발견된 반면, 엘살바도르, 니카라과, 코스타리카, 파나마 등 중앙아메리카 국가에서는 외국산 병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파나마는 특히 플라스틱 출처가 다양한 국가로, 최소 6개 지역에서 온 병이 확인됐다.

 

도서 해변에서는 또 다른 경향이 나타났다. 전체 병 중 42.4%만이 라틴아메리카산이었고, 상당수가 아시아에서 유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플라스틱 병 출처는 무작위가 아닌 지리적으로 구조화된 경향을 보인다”며 “지역의 소비 습관과 폐기물 관리, 해류 이동 경로 등이 오염 분포에 영향을 준다”고 분석했다.

 

또한 수거된 병 중 약 9%에는 해양 생물이 부착돼 있었다. 이른바 '에피바이온트(epibiont)'로 불리는 이 미세 생물들은 특히 중앙아메리카 본토 해변에서 많이 발견됐으며, 일부 병이 해류를 따라 장기간 표류했음을 보여준다.

 

연구 책임자인 오스틴 가르세스 오르도녜즈 박사는 “사람들이 거주하는 지역에는 상대적으로 최근 제품이 많았고, 외딴 섬 해변에는 오래된 제품이 주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단순한 해변 청소를 넘어선 구조적인 접근을 강조하며, 폐기물 관리 시스템 개선과 함께 기업의 재사용 포장재 도입을 촉구했다. 또 계절 변화, 하천 유입, 관광 활동 등이 플라스틱 오염에 미치는 영향을 추가로 분석하고, 해양 모델링을 통해 쓰레기의 이동 경로와 오염원을 추적하는 작업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저널 오브 클리너 프러덕션(Journal of Cleaner Production)'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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