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김민정 기자] 임플란트는 상실된 치아의 기능과 심미성을 회복하는 대표적인 치료법이다. 그러나 시술 시간이 길고 복잡한 만큼 일부 환자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치과치료에 대한 공포나 건강상의 이유로 일반적인 치료가 어려운 경우, ‘수면 임플란트’가 효과적인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수면마취 임플란트는 환자의 의식은 유지하되 통증과 불안감을 느끼지 않는 가수면 상태로 유도한 뒤 치료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를 ‘의식하진정요법’이라 부르며, 환자는 자발적인 호흡이 가능하고 외부 자극에도 어느 정도 반응하지만, 치료 중의 기억이 희미해 정신적 스트레스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 치료법은 치과 공포증을 가진 환자 외에도 다양한 상황에서 유용하다. 가장 대표적인 적응증은 여러 개의 임플란트를 식립해야 하는 경우다. 전체 치아가 상실됐거나 심하게 손상돼 다수의 임플란트를 동시에 식립해야 하는 경우, 시술 시간이 길어지고 환자의 체력 소모도 커지게 된다. 이때 수면마취를 적용하면 긴장감과 피로를 줄이며 집중도 높은 시술이 가능하다.

고령 환자나 당뇨·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에게도 수면마취는 도움이 된다. 이들은 장시간 입을 벌리고 있어야 하는 치료 과정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는데, 수면 상태에서 치료를 받으면 신체적 스트레스를 줄이고 생리적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

또 하나 중요한 적응증은 행동 조절이 어려운 장애인 환자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나 지적장애, 발달지연 등으로 인해 협조가 어려운 환자의 경우 일반적인 진료는 물론 마취조차 시행하기 어렵다. 이런 경우 수면마취를 통해 편안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필요한 치료를 진행할 수 있다. 단, 이들 환자는 더욱 철저한 사전 평가와 안전 시스템이 요구된다.

수면마취 임플란트는 치료 중 환자의 혈압, 맥박, 산소포화도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야 하며, 환자의 전신 상태에 따라 진정제의 종류와 투여량을 정밀하게 조절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시린지펌프와 같은 전문 장비뿐 아니라 응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숙련된 의료진이 필수다.

서울박사치과 류승범 원장은 3일 본지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수면임플란트는 단순히 치과 공포를 완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전악 시술, 고령자, 만성질환자, 그리고 행동 통제가 어려운 장애인 등 다양한 환자에게 효과적인 치료 방식이다. 무엇보다 환자의 상태에 맞는 정밀한 진단과 안전한 시스템, 경험 있는 의료진이 갖춰진 환경에서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