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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오염

[에코&코로나] 7월 6일 세계 인수공통전염병의 날…왜 역병이 창궐했나

 

7월 6일은 세계동물보건기구(IOE)에서 지정한 세계 인수공통전염병의 날이다. 올해는 특히 코로나19로 인수공통전염병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세계 인수공통전염병의 날은 인수공통전염병의 위험성을 알리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리기 위해 지정됐다. 이를 기념해 인류가 전염병 유행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생각해보자.

 

◆ 최근 전염병 75%는 동물에게서 전파

 

 

인수공통전염병(Zoonosis)이란 사람과 동물, 일반적으로 척추동물 사이에 상호 전파되는 병원체에 의해 발생하는 전염병을 말한다. 인수공통전염을 일으키는 병원체는 바이러스, 세균, 기생충 등 여러 가지가 있으며, 매개체 역시 곤충, 거미강 등 절지동물부터 조류와 포유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현재까지 조류인플루엔자, 일본뇌염, 브루셀라 등 약 250종의 인수공통전염병이 알려져 있다. 그중에서도 사람의 건강과 공중 보건학적으로 중요한 전염병은 약 100여 종이 된다. 대부분 인간과 동물에게 큰 위협이 되고 있어, 인간의 건강뿐만 아니라 가축 전염에 의한 사회적‧경제적인 문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코로나19와 자주 비교되는 사스와 메르스도 인수공통전염병에 속한다. 메르스와 사스는 박쥐로부터 발원한 바이러스로 추정되며, 사스의 경우 중간 숙주로 사향 고양이가, 메르스는 중간 숙주로 낙타가 지목됐다. 2020년 한 해를 강타한 코로나19도 박쥐에서 시작한 것으로 추측된다. 코로나19의 중간 숙주로는 밍크와 오소리, 대나무쥐, 천산갑 등이 지목됐다.

 

최근 발생하는 사람 전염병의 75% 이상이 인수공통전염병에 해당된다. 인수공통전염병의 관리와 감시가 중요해진 탓에 세계보건기구 국제수역사무국(WHO OIE)은 인체 건강과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는 감염병의 발생 사실을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장출혈성대장균감염증, 일본뇌염, 브루셀라증, 탄저병, 공수병, 동물인플루엔자 인체감염증,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큐열, 결핵 등 10가지를 인수공통전염병으로 지정했다.

 

◆ 인간 중심의 삶이 전염병 야기했다

 

 

인수공통전염병의 발생 위험이 커진 이유로는 세계적인 인구 증가와 해외여행, 농축산물의 교역 증가로 해외로부터 유입 가능성이 증가한 것을 들 수 있다. 또한 인간이 동물의 영역에 침범하면서 발생했다는 주장이 많이 제기됐다.

 

동물자유연대는 "몸에 좋다며 동물을 잡아먹고, 체험이라는 명분 아래 동물을 가두며 동물을 인간의 손바닥에 놓고 벗어나지 못하게 한다. 인간과 동물의 접촉은 일면 불가피한 것일지도 모른다"며 "체험동물원, 체험카페, 부적절한 환경에서의 야생동물 사육 등 인간의 유희와 욕심에 동물을 이용하는 행위는 불필요함을 넘어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농장동물도 모자라 박쥐, 천산갑 등 야생동물과 멸종위기 동물에게까지 인간의 손길이 뻗치자 자연과 동물은 코로나19와 같은 경고를 보낸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생물학연구정보센터가 발표한 '인수공통감염병(Zoonosis) 발생 동향 및 향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인수공통전염병이 증가하게 된 원인에는 자연환경 변화에 의한 인간-동물의 서식지 공유 증가, 기후 변화, 관광‧무역과 같은 교역 증가 등이 포함된다.

 

반려동물인구 증가와 이에 비례한 유기동물의 증가는 관리를 받거나 인간의 관리를 벗어난 동물이 늘 우리 주위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밀집 사육 형태의 축산업 발달은 전염병이 가축-가축 간 또는 인간-가축 간 쉽게 전이되는 환경을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지구온난화는 병원체를 전파하는 위생 해충 등의 개체수를 증가시켰다. 해외여행 증가와 국가 간 무역의 자유화로 인해 국가 간의 교류가 증가하면서 한 지역에 기존에 없던 전염병의 병원체가 새롭게 유입되거나 해외에서 감염돼 귀국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가령 이번 코로나19는 중국 우한에서 처음 유행했지만 빠른 속도로 전 세계에 확산됐다.

 

결국 한 지역에서 전염병이 유행하기 시작하면 전 세계적인 팬데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전 세계인이 비즈니스나 개인 일정 때문에 여러 지역을 옮겨 다니는 이상 전염병은 순식간에 확산된다.

 

낙타가 주요 매개체였던 메르스는 중동에서 처음 발생하고 3년 만에 국내에 유입됐다. 국내 첫 메르스 환자는 원예사업을 하던 68세 남성이다. 2주간 중동지역에서 체류하다가 2015년 5월 인천공항에 입국하면서 바이러스 전파가 시작됐다. 남성은 낙타와 접촉하거나 관련 음식을 섭취한 적이 없었지만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인수공통전염병의 문제는 효과적인 예방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거나 백신이 있어도 바이러스 변이에 의해 무력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진드기, 모기 등 무척추동물은 물론 설치류, 조류, 돼지, 박쥐 등 척추동물과 같은 다양한 매개체를 통해 인간에게 감염이 되지만 이를 해결할 뾰족한 방안이 없다.

 

◆ 인간-동물-환경 하나로 생각해야

 

 

코로나19와 관련해 세계 각국이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몰두했다. 언젠가는 코로나19 유행도 잠잠해지고 종식될 수는 있겠지만, 또 다른 인수공통전염병은 찾아올 수 있다.

 

동물자유연대는 “동물과 자연의 영역에 대한 무례한 인간의 침입이 계속된다면, 또 다른 인수공통전염병이 인간세계를 휩쓸 거라는 것은 지난 경험을 통해 어렵지 않게 추측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결국 인간의 욕심이 수많은 인수공통전염병의 창궐을 일으킨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최근에는 인류 보건 건강을 위한 환경 개선도 중요하지만, 인간 주변에 있는 가축이나 야생 생물의 건강까지 살펴보는 ‘원 헬스(One health)’ 개념이 강조되고 있다. ​인간과 동물, 특히 인간과의 접촉이 잦은 반려동물이나 가축의 건강은 사회 및 경제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야생동물을 위한 서식지 보존도 필요하다. 미국 조지아대학 연구팀이 생물학회보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유독성 물질로 야생동물 서식지가 오염되면 전염병이 확산된다. 연구팀은 야생동물이 기존 서식지를 떠나 사람과 가축이 많이 사는 지역으로 이주하면 전염병 가능성이 커진다고 밝혔다. 가령 호주에서는 날여우박쥐가 서식지 훼손으로 도시 공원과 주택가 정원으로 더 많이 날아들게 됐다.

 

결국 인수공통전염병 위험을 줄이려면 자연 서식지를 복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인간을 비롯해 가축, 반려동물, 야생동물 등 생태계 전반을 원 헬스로 고려해 대책을 세우는 것이 시급하다. 중요한 점은 인간 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는 것이다. 인간과 모든 동물, 환경을 연계해서 생각해야만 인류도 전염병 창궐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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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아

비건뉴스 김규아 기자입니다. 신선한 뉴스, 잘 차려드릴게요!
'취재기자 윤리강령' 실천 선서 및 서명했습니다.
'2021년도 인터넷신문위원회 저널리즘 이슈포럼' 교육 이수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