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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미래 식량으로 각광받는 대체 단백질 '식용 곤충'

유엔식량농업기구(FAO) 미래 식량 지정
온실가스 배출량·물 사용량↓ 단백질·비타민↑
엄격한 비건, 식용 곤충 '반대'…"동물과 같은 생명"

[비건뉴스 권광원 기자] 최근 고양시 킨텍스(KINTEX)에서 열린 ‘2022 서울국제식품산업대전’에서는 다양한 이색 식품이 가득했다. 그 가운데 가장 독특한 음식으로 손꼽힌 것은 단연코 '식용 곤충'이다. 

 

농업회사법인 곤충킹은 식용 곤충을 활용한 가공 식품을 선보였으며 그 가운데는 겉보기에는 여느 디저트와 똑같은 빵, 쿠키, 브라우니 등 디저트도 있었다.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아직 멀기만 한 식용 곤충이 식물성 대체육, 배양육 등과 함께 미래 식품으로 떠오르면서 발전하고 있는 것이다.

 

◆ '친환경적이며 영양도 풍부' 식용 곤충은 미래 식량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식용 곤충을 미래 식량으로 지정한 바 있다. 이들은 지구의 인구가 계속해서 증가함에 따라 2060년경에는 식량 생산이 두 배로 빨라져야 한다고 주장했고 지속불가능한 농업과 어업, 그리고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 재해는 심각한 식량난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측했다. 이에 미래의 대체 식량으로 고단백, 고불포화지방산, 다양한 미네랄과 비타민을 함유한 식용 곤충을 제안한 것이다.

 

 

식용 곤충은 사육하는 동안 가축에 비해 온실 가스 및 암모니아 배출량이 훨씬 낮으며 물 소비량이 적고, 사육 시설의 공간 요구도가 낮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노동 강도 낮아 여성들도 사육이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으며 다른 가축에 비해 높은 사료 효율, 빠른 생활사, 낮은 폐기율 등과 같은 많은 환경 친화적이며 지속가능한 특성을 가지고 있다.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식용 곤충의 영양상 프로필은 육류와 비교했을 때 뒤지지 않을 만큼 훌륭하다. 식용 귀뚜라미의 경우 9가지 필수 아미노산을 모두 포함하고 있으며, 단백질은 쇠고기보다 2배, 비타민 B12는 4배 이상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철분과 칼슘이 풍부하고 식이섬유가 풍부하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장점에 주목해 국내에서는 식용 곤충을 환자 식단에 활용한 적이 있다. 지난 2016년 농촌진흥청은 연세세브란스병원과의 협동연구에서 환자식으로 식용곤충이 제공됐을 때 환자들의 치료 회복과 예후에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는 제지방량(fat free mass)이 유의적으로 증가했고 근육량도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또한 체중손실도 대조군 환자들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환자들을 위한 다양한 곤충 식품 메뉴도 개발해 제시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에 힘입어 현재는 추가적인 임상실험이 진행돼 곤충식의 임상효과를 계속적으로 연구 중에 있다.

 

◆  식용 곤충 산업, 전 세계적으로 전망 밝아 

 

 

미래 식량으로 손색없는 식용 곤충 산업은 전 세계적으로 어느 정도 발달해 있을까? 미국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Grand View Research)는 세계 곤충 단백질 시장은 2020년 2억 5000만 달러(약 3068억원)규모로 2028년까지 연평균 27.4%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영국, 벨기에 등 식용 곤충 산업이 활발한 국가에서는 집 귀뚜라미, 풀무치, 갈색거저리, 벌집 나방 등 10종의 곤충을 식품원료로 인정하고 있다. 또한 EU는 어류 양식에서도 곤충 사료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해 유럽의 식용곤충 시장 규모는 2023년 4600만 달러(약 594억 900만원)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의 경우는 곤충산업이 아직 초기 단계로 사육 농가 시설, 생산 규모가 다른 농업에 비해 현저하게 영세한 실정이다. 다만 국내 곤충농가 수는 2015년 724호에서 점차 증가해 2018년 기준으로 2590호까지 급증하는 등 꾸준하게 성장세를 보인다. 아울러 코로나19로 인해 미래 식량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향후 1000억 원대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돼 전망이 매우 밝다.

 

 

국내 식품업계에서도 미래 식량인 식용 곤충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롯데제과는 식용 곤충 제조기업 아스파이어 푸드 그룹(Aspire food Group)에 약 100억 원을 투자했다. 2016년 캐나다에 설립된 스타트업 아스파이어 푸드 그룹은 귀뚜라미를 이용한 단백질 분말 제품 분야에 특화된 푸드테크기업이다. 

 

이 기업은 독자적인 귀뚜라미 사육방식을 개발하고, AI 및 스마트팜 기술을 접목해 무인 자동 생산 시스템으로 발전시켰으며, 식용곤충 대량 사육 자동화를 통해 반려동물 사료와 귀뚜라미 그래놀라, 귀뚜라미 밀가루 등의 원료가 되는 동결 건조 귀뚜라미를 생산, 판매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투자를 시작으로 아스파이어 푸드 그룹과의 기술 제휴와 상품 개발 등 다양한 협업을 모색해 나갈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고등학교 급식에 식용곤충의 시제품을 공급해 실제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기도 했다. 충청북도 농업기술원과 청주시는 농식품부 사업을 지원받아 개발한 ‘고소애 동충하초’가 첨가된 어묵, 돈까스, 탕수육 시제품을 청주 오창고등학교 급식으로 납품을 시작했다.

 

고소애(갈색거저리) 100% 배지(培地)에서 자란 ‘고소애 동충하초’는 코디세핀 함량이 높아 천연항생제로 불릴 만큼 면역력 향상과 항염 효과가 높고 신진대사에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학생들은 일반 어묵의 모양과 같은 동충하초 버섯 어묵을 별다른 거부감 없이 즐겼으며 어묵과 비슷한 식감과 맛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 식용 곤충, 비건은 먹어도 될까?

 

식용 곤충은 기후위기와 인구 증가로 겪고 있는 식량난을 해결할 대체 단백질로 손꼽히고 있다. 그러나 채식인들에게는 식물성 원료로 만든 대체육, 세포를 배양해 만든 배양육과는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비건은 동물에게서 얻은 식품을 일절 거부하는 라이프 스타일로 곤충을 죽여 먹는 것 또한 생명을 빼앗는 행위로 비건의 의미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실제 2019년 해외에서는 이 같은 문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설문 조사를 시행했다. 동부 핀란드 대학과 헬싱키 대학의 연구원들은 강경한 채식주의자, 유연한 채식주의자, 일반 소비자 사이에서 곤충 유래 식품을 섭취하려는 소비자의 의도를 조사했다. 총 567명이 온라인 설문을 작성해 연구에 참여했으며 응답자 중 73%는 일반 소비자, 22%는 유연한 채식주의자, 5%는 강경한 채식주의자였다.

 

그 결과 강경한 채식주의자는 곤충 유래 식품 섭취에 대해 가장 강경하고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 반면 유연한 채식주의자는 곤충 섭취에 대해 가장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또한 유연한 채식주의자들과 일반 소비자들은 모두 곤충 섭취가 현명하고 전 세계의 영양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한다고 생각한 반면 강경한 채식주의자는 곤충 소비가 무책임하고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동부 핀란드 대학의 안나 리사 엘로린(Anna-Liisa Elorinne) 교수는 "우리는 세 그룹 사이에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으며 강경한 채식주의자들은 곤충을 다른 동물과 마찬가지로 살아있는 존재로 인식해 곤충을 먹는 것에 대해 가장 부정적인 태도를 가졌다"라며 "특히 이들은 식용 곤충을 통해 세계 식량 문제를 해결하는 것보다 매일 낭비되는 음식을 줄이는 것이 우선이라는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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