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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

‘잔인한 생산 방식 문제’ 빅토리아 시크릿, 캐시미어 금지 발표

 

[비건뉴스 김민영 기자] 미국 란제리 브랜드인 빅토리아 시크릿(Victoria's Secret)이 캐시미어 금지를 선언해 눈길을 끈다.

 

지난 5일 빅토리아 시크릿 앤 컴퍼니(Victoria's Secret & Co)은 회사가 소유한 빅토리아 시크릿(Victoria's Secret)과 핑크(PINK) 브랜드 제품 모두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캐시미어 사용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빅토리아 시크릿의 매장은 현재 미국, 영국을 포함해 전 세계 60개 이상의 국가에서 운영 중이다.

 

빅토리아 시크릿은 글로벌 동물보호단체 PETA가 공개한 캐시미어 생산 과정의 잔인함과 소비자들의 동물 복지에 대한 인식 재고로 인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빅토리아 시크릿은 동물권 보호를 위해 2013년에 자사 라인에서 앙고라 토끼 모피를 금지했으며 지난해 알파카 플리스 금지를 선언한 바 있다.

 

 

캐시미어는 인도의 카슈미르 지방의 캐시미어 염소나 티베트산 염소의 연한 털을 사용해 짠 고급 모직물을 일컫는 말이다. 염소 한 마리는 매년 평균 8.5온스의 털만 생산하는 데 이는 캐시미어 재킷 한 벌을 만드는 데 염소 6마리의 털이 필요할 정도로 적은 양이다. 이처럼 캐시미어는 희소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겉은 부드럽고 윤기가 흐르며 보온성이 좋아 고급 의류의 옷감으로 많이 사용된다.

 

 

하지만 캐시미어의 생산 과정은 포근함과는 거리가 멀다. PETA 아시아가 공개한 캐시미어 생산 과정 속에는 잔인한 염소 학대와 도축 과정이 담겨있다. 대부분의 경우 캐시미어는 캐시미어 염소의 부드러운 속털을 깎아 조달한다. 공개된 영상 속에서는 작업자들이 염소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다리를 묶어두거나 못을 사용해 몸을 고정시킨 뒤 날카로운 금속 빗을 사용해 염소의 털을 깎는다. 이 과정에서 살이 파이거나 상처를 입어 비명을 지르는 염소의 모습이 보이지만 적절한 치료는 진행되지 않는다.

 

 

문제는 캐시미어 털을 깎아낸 후의 상황이다. 염소는 몸에 지방이 거의 없으며 추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모피가 필요하지만 털을 깎는 과정은 대부분 겨울에 진행하며 이에 염소는 털을 잃고 얼어죽게 된다. 이는 모헤어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앙고라 염소와 파시미나 울에 사용되는 인도산 파시미나 염소도 마찬가지다. 동물이 살아가는데 반드시 필요로 하는 털을 인간을 위해 내줌으로써 얼어 죽게 되는 것이다. 얼어죽지 않은 염소들은 어떨까? 캐시미어의 수요가 늘어날수록 염소가 고통스럽게 털을 깎아야 하는 횟수는 늘어나게 되며 결국 수익성이 없어진 염소는 잔인하게 도축 당해 식용으로 사용된다.

 

PETA에 따르면 최근 동물 권리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만들어진 Good Cashmere Standard(GCS) 인증 제도 조차 신빙성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Good Cashmere Standard(GCS)는 캐시미어의 공급 경로를 파악하고 동물과 생산자 커뮤니티의 복지 및 환경이 제대로 준수된 캐시미어 생산업체에 제공되는 인증제도다. 하지만 PETA는 인증된 농장의 감독 및 관리는 1년에 한 번만 의무적으로 진행되며 인증된 농장에서는 GCS 인증 제품과 비인증 캐시미어를 모두 생산할 수 있다며 이 같은 인증제도는 단지 동물 복지를 생각하는 소비자들을 속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캐시미어의 대안은 존재할까? 다행히도 캐시미어의 잔인함에 대해 알게된 몇몇 스타트업에 의해 비건 대안이 생산되고 있다. 지난 2019년 애슬레저 브랜드 KD뉴욕은 미국의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인 킥스타터를 통해 대두로 만든 비건 캐시미어인 베지터블 캐시미어를 출시했으며 인도의 패션 제조업체 파보그(Faborg)는 식물 기반 직물인 웨가놀(WEGANOOL)을 만들었다. 남부 아시아 꽃 칼로트로피스(Calotropis)의 꼬투리 섬유와 재생 유기농 면으로 개발한 웨가놀(WEGANOOL)은 식물 섬유로 부드럽고 광택이 있어 캐시미어를 대체할 수 있는 직물이다.

 

한편 캐시미어의 잔인한 생산 과정이 공개되자 빅토리아 시크릿을 비롯한 콜롬비아 스포츠웨어(Columbia Sportswear), 아소스(ASOS) 등 패션 브랜드들도 캐시미어 금지를 선언했다. PETA의 트레이시 레이먼(Tracy Reiman) 부회장은 성명을 통해 "빅토리아 시크릿의 결정은 누군가가 머리카락을 뽑는 고통스러운 시련을 피할 수 있는 수많은 온순한 염소들의 승리를 의미한다"라며 "PETA는 계속해서 모든 브랜드들에 동물의 고통이 없는 비건 직물을 선택해 염소가 자신의 털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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