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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오염

'고래·식물 플랑크톤' 바다 생물들, 기후위기의 해결사로 지목

 

[비건뉴스 김민영 기자] 전 세계가 기후위기를 부추기는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인류의 골칫거리인 탄소를 없애는 생물이 있다면 어떨까? 최근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바다생물이 중요한 탄소 흡수원으로 지목됐다.

 

지난 15일 CNN 등 외신은 기후위기를 해결하는 데 중요하지만 간과되고 있는 고래의 역할에 대해 보도했다. 이들에 따르면 최근 환경저널 ‘생태와 진화 트렌드(Trends in Ecology & Evolution)’에 게재된 뉴질랜드 오타고대와 미국 사우스이스트대 공동 연구진의 연구에서 고래가 살아 있는 생명체로는 가장 큰 탄소흡수원이 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연구진은 고래가 150톤에 이를 정도로 거대한 크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들 연구진에 따르면 고래는 크릴새우와 광합성 플랑크톤을 매일 몸무게의 4% 정도의 먹이를 섭취하는데, 대왕고래의 경우 그 양이 3.6톤이나 된다. 크릴새우와 플랑크톤은 광합성을 통해 탄소를 흡수하는데 고래가 이 과정에 도움을 주게 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고래 배설물에는 영양소가 풍부해 크릴새우와 플랑크톤이 번성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이들이 광합성을 통해 공기 중에서 끌어당길 수 있는 탄소의 양이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연구진은 “크기와 수명 때문에 고래는 엄청난 양의 먹이를 먹고 많은 양의 폐기물을 만들어내는 등 작은 동물들보다 더 효율적으로 탄소를 축적할 수 있게 된다”며 “탄소 순환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또한 연구진은 고래들이 100년 이상을 살기 때문에 바다에서 가장 안정적인 살아있는 탄소 저장소(Carbon sink)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고래는 죽어서도 탄소를 저장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데 연구진은 고래가 죽어 해저에 가라앉으면 흡수한 탄소가 대기로 흘러나오지 않게 잡아두는 역할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고래의 개체수를 보호하고 늘리는 것이 탄소배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온실가스 배출을 직접적으로 줄이는 다른 방법과 함께 고래 개체 수 회복을 기후 변화 해결 전략으로서 중요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고래 이외에 바다 생태계 피라미드에서 가장 아래에 위치한 식물 플랑크톤도 기후 변화를 막는 방어막으로 지목됐다.

 

지난 22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게재된 기초과학연구원(IBS) 악셀 팀머만 기후물리 연구단장(부산대 석학교수)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인한 서식 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바다 식물 플랑크톤의 유기탄소 생산량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식물 플랑크톤은 바다에서 가장 중요한 유기체다. 식물 플랑크톤은 햇빛이 닿는 바다 표층에 주로 서식하며 광합성을 통해 바다 생물의 먹이인 유기탄소를 합성하고, 인류 호흡에 필요한 산소를 내놓는다.

 

앞서 진행된 연구들에서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해양의 표층부가 따뜻해지면서 표층부의 영양염 고갈이 식물 플랑크톤 생산성을 감소시켜 해양 생태계를 교란하고, 기후에도 악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IBS와 미국 하와이대 공동연구팀은 북태평양 해양과학기지 관측 자료와 슈퍼컴퓨터 기반 기후 시뮬레이션 결과를 종합한 결과, 이전 연구의 결론과 달리 표층부 수온 상승에도 불구하고 식물 플랑크톤 생산성은 증가한다는 결론을 내놨다. 공동연구진은 선행 연구들이 식물 플랑크톤의 ‘영양 흡수 조절 능력’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하와이 해양 시계열 관측(HOT)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지난 30년간 수집된 식물 플랑크톤의 자료에 따르면 표층 영양염이 고갈된 시기에도 식물 플랑크톤의 생산성은 일정하게 유지됐다. 열악한 조건에서는 식물 플랑크톤이 인(P) 대신 황(S)을 광합성에 사용하며 영양염 부족 환경에 적응하는 영양 흡수 조절 능력 덕분이다.

 

이번 연구의 공동저자인 데이비드 칼 미국 하와이대 교수는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신진대사 전략을 바꾸는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적은 양의 인을 필요로 하는 식물 플랑크톤 종이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플랑크톤 종 변화까지 일어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팀머만 단장팀이 슈퍼컴퓨터 '알레프(Aleph)'로 기후 모델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결과 영양 흡수 조절 능력을 고려하지 않은 경우 2100년까지 식물 플랑크톤 생산성이 전지구적으로 8%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반면 생산성 조절 능력은 2100년까지 플랑크톤 생산성은 전지구적으로 약 5% 증가할 것으로 분석됐다.

 

권은영 IBS 기후물리 연구단 연구위원은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영양염 고갈이 가장 큰 아열대 해역에서는 생산성이 기존 예측 값과 최대 200%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식물 플랑크톤 생산성이 높아지면 바다는 대기로부터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어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바다 식물 플랑크톤이 기후변화에 따른 전 지구적 규모의 바다 생태계 변화에서 교란을 막는 완충 작용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다만 이는 식물 플랑크톤이 인간이 유발한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다. 생산성은 전반적으로 유지되겠지만 플랑크톤 세포를 이루는 원소 함량 혹은 플랑크톤 종 변화가 일어나 해양 먹이사슬 구조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악셀 팀머만 단장은 “해양생물의 미래를 더 정확히 예측하기 위해서는 식물 플랑크톤이 수온 상승과 해양 산성화를 포함한 여러 복합적인 스트레스에 어떻게 반응하는 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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