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미국 일리노이대학교(UIUC)와 퍼듀대학교(Purdue University) 연구진이 진행한 실험에서 식물성 달걀(plant-based egg)이 소비자에게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어떻게 제공되느냐'가 핵심이라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특히 팬케이크처럼 익숙한 음식에 재료로 포함되는 방식이 단품 형태보다 수용도가 높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 'Foods'를 통해 발표됐다. 김다은(Da Eun Kim) 박사과정 연구원과 공동저자 브레나 엘리슨(Brenna Ellison) 교수는 식물성 달걀의 수용 가능성을 정량적으로 분석하기 위해 미국 소비자 1,628명을 대상으로 가상의 식사 상황을 설정한 온라인 실험을 설계했다.
참가자들에게는 △가격(4.99달러 또는 7.99달러) △식사 장소(가정 또는 외식) △제품 형태(스크램블드에그 또는 팬케이크 속 재료) 등 세 가지 요소가 조합된 시나리오가 제시됐으며, 각 시나리오에 대한 구매 의향을 측정했다.
그 결과, 식사 장소보다는 제품 형태가 소비자 반응에 더 큰 영향을 미쳤다. 특히 스크램블드에그처럼 단품으로 제공될 경우보다, 팬케이크에 식물성 달걀이 재료로 사용된 경우 구매 의향이 유의하게 높았다.
연구진은 “소비자에게 익숙한 음식 속에 자연스럽게 식물성 원료를 포함시키는 전략이 심리적 장벽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가격 역시 중요한 변수로 나타났다. 동일한 조건에서 제품 가격이 4.99달러일 때 7.99달러보다 구매 의향이 높았다. 반면, 식사 장소가 가정인지 레스토랑인지는 구매 결정에 유의미한 차이를 만들지 못했다.
식물성 달걀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은 다면적이었다. 소비자들은 맛과 외관 측면에서는 전통적인 달걀이 우수하다고 평가했지만, 환경 영향, 동물복지, 콜레스테롤·지방 함량과 같은 건강 및 윤리적 요소에서는 식물성 달걀이 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또한 식물성 달걀을 한 번이라도 경험해 본 소비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재구매 의향이 현저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를 주도한 김다은 연구원은 “식물성 제품이 널리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소비자와의 첫 접점에서 거부감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익숙한 음식 안에 식물성 재료를 자연스럽게 포함시키는 방식은 그러한 전략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국 내 식물성 식품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실제 소비자 행동에 기반한 실증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품 설계 및 마케팅 전략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