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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오염

“기후위기는 다 거짓말” 美 과학 교사 수천 명에게 도착한 수상한 교과서

 

[비건뉴스 권광원 기자] 미국에서 기후변화를 부인하고 지구 환경에 관한 잘못된 정보가 가득한 교과서가 수천 명의 미국 중·고등학교 과학 교사들에게 발송됐다.

 

지난 8일 영국 인디펜던트(independent), 과학전문사이트 피스닷오르그(Phys.org) 등 외신은 최근 한 싱크탱크가 만든 과학 교과서 8000부가 미국의 과학 교사들에게 발송됐다고 보도했다.

 

‘교사와 학생을 위한 한눈에 보는 기후(Climate at a Glance for Teachers and Students)’라는 제목의 이 책자는 그래프, 차트, 및 인용으로 지구가 기후위기를 겪고 있지 않다고 주장한다. 약 80페이지의 책은 30섹션에 걸쳐 더 높은 이산화탄소 수준과 온난화가 작물과 산호초의 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내용이 포함했으며 아울러 남극과 북극의 눈의 감소는 무시해도 될 수준이며, 해수면 상승이 가속화되지 않았고 폭염이 덜 심해졌다는 주장 역시 포함됐다.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이러한 책자를 만들고 배포한 것은 1984년에 설립된 싱크탱크 '하트랜드 인스티튜드(Heartland Institute)'로 이들은 메이저 석유기업인 ‘엑손모빌(ExxonMobil)’로부터 오랜 기간 자금 지원을 받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은 지난 2월, 2017년부터 진행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8000개 이상의 미국 중·고등학교 과학 교사들에게 해당 책자를 배포했다고 밝혔다.

 

 

이에 관련해 프랑스 통신사 AFP의 팩트체크는 지난 2월 ‘학교에 보낸 책에는 오해의 소지가 있는 기후 변화 주장이 포함되어 있습니다(Book sent to schools contains misleading climate change claims)’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과학자들이 직접 증명한 책의 터무니 없는 내용을 반박했다.

 

예를 들어 책자에서는 ‘북미의 평균 적설량은 미국 위성 측정이 시작된 1960년대 후반과 거의 동일하며, 최근 몇 년 동안 유라시아 적설량은 완만하게 감소했다’고 주장하며 럿거스 대학교 국제 눈 실험실(Rutgers University Global Snow Lab)의 적설량 사진 자료를 첨부했다.

 

하지만 실제 해당 자료를 만들고 연구한 데이비드 로빈슨(David Robinson) 기후학자는 “그래프의 사용이 오해의 소지가 있다”라고 말하며 “시간에 따른 뚜렷한 계절의 변화를 가리고 제시했다”라고 반박했다. 또한 마크 세리즈(Mark Serreze) 미국 국립 눈 얼음 데이터 센터의 책임자는 “과학자들은 위성을 통해 보이는 눈이 덮힌 넓이에 의존하기보다 적설량(snow water equivalent)을 실제로 측정한다”라고 비판했다.

 

 

이와 같은 사건이 일어나자 기후 전문가와 교육 전문가들은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내용의 책으로 학생들을 혼란에 빠뜨릴 것이라고 비판했다. 비영리단체 기후 커뮤니케이션(Climate Communication)의 이사인 수잔 조이 하솔(Susan Joy Hassol)은 AFP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의 마음을 감염시키려는 목적으로 이런 선전을 보냈다는 것은 터무니없다”고 말했다.

 

글렌 브랜치(Glenn Branch) 국립 과학 교육 센터 부국장은 인디펜던트와의 인터뷰에서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이들이 무턱대고 교사들에게 교과서를 배포하는 것은 승리 전략이 아니라는 암묵적인 인정으로 보인다”라며 “교사들은 일반적으로 요청하지 않은 자료를 받는 것에 대해 약간 경계하고 있으며 자료가 특히 교실에서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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