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 권광원 기자] 과일과 채소를 많이 섭취하는 식단의 이로움에 대한 연구가 속속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충분한 과일과 채소 섭취가 유산 가능성이 크게 감소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생식의학분야의 ‘임신과 불임 저널'(Journal Fertility and Sterility) 최신호에 발표된 영국 버밍엄 대학교(University of Birmingham)의 연구에 따르면 과일과 채소, 곡물이 함유된 식단이 유산 위험을 33~61%까지 낮춘다.
버밍엄 대학교의 토미 국립 유산 연구 센터(Tommy's National Center for Miscarriage Research) 연구팀은 임신 6건 중 약 1건에 영향을 미치는 흔한 현상인 유산이 염색체 이상 및 자궁 감염과 같은 원인 이외에도 설명되지 않은 50%에 달하는 원인이 존재하는 점에 주목해 식습관이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이들은 여성 6만 3838명을 대상으로 한 20개 연구와 음식 빈도 설문지를 통해 수집된 임신 3개월 전후 식습관을 분석했다. 그 결과 풍부한 과일로 구성된 임신 초기 식단은 유산 위험을 61% 더 낮추며 채소를 많이 섭취하면 유산 위험이 41% 낮아지고 곡물은 33%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연구진은 지중해 식단이나 다산 식단(Fertility Diet)과 같은 특정 식단 패턴이 유산 위험과 관련이 있는지 여부를 조사했지만 직접적인 연관성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 반면 가공육 등 초가공식품이나, 트랜스지방 등 염증을 유발하는 식품을 많이 섭취하면 유산 가능성은 두 배로 높아졌다. 연구팀은 전반적으로 항산화 성분이 많을수록 난소 노화를 방지해 유산 가능성을 낮춘 것으로 분석했다.
줄리엣 워드(Juliette Ward) 토미 국립 유산 연구 센터 조산사는 “식단에 대한 조언은 임산부와의 대화에서 가장 많이 논의되는 주제 중 하나다. 임신 중에 가능한 한 건강한 식단에 따라 비타민 D 및 엽산과 같은 보충제를 섭취하고 운동하고 스트레스를 낮추는 것은 사람들이 시도할 수 있는 모든 것이지만 명확한 증거가 부족하다”라면서 “이러한 증거 부족을 감안할 때 이번 연구 결과는 사람들이 유산 위험을 줄이는 데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연구를 이끈 정예린 박사는 “식습관 변화, 금연, 금주 등 임신 전과 임신 초기에 생활 방식의 변화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증거가 늘어나고 있다. 우리는 부부가 가족을 계획할 때 긍정적인 라이프스타일 선택의 중요성을 고려하고 임신 기간과 그 이후에도 이러한 건강한 선택을 계속할 것을 강력히 권장한다”라면서 “긍정적인 라이프스타일 선택이 유산 위험을 줄이는 데 상당한 차이를 만들 수 있음을 알고 부부는 자신의 건강과 아기의 건강을 책임질 수 있는 식단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