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최유리 기자] AP통신, 워싱턴포스트, 가디언, BBC 등 미국과 영국을 대표하는 주요 언론의 레시피 카테고리가 육류 요리 위주로 이뤄져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
최근 지속가능한 식습관을 권장하는 비영리단체 베러 푸드 파운데이션(Better Food Foundation)은 미국의 비영리 뉴스조직인 센티언트 미디어(Sentient Media)와 협업을 통해 8개 주요 뉴스 매체의 요리 섹션을 분석한 결과 육류 기반 레시피가 지배적이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미국과 영국에서 각각 4곳의 뉴스 매체를 선정하고 이들의 레시피 큐레이션이 보도만큼 기후에 민감한지 확인하고자 이번 조사를 진행했다.
‘성공을 위한 레시피(Recipe for Succes)’라는 제목의 이번 연구는 미국에서는 AP,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야후뉴스, 영국에서는 가디언, BBC, 인디펜던트, ITV의 레시피 섹션을 분석했다. 저자는 8개 매체 모두 책임있는 기후에 관한 기사를 포함하고 있다고 간주하고 각 매체의 최소 100개 레시피에 대한 분석을 포함해 식물성 레시피와 잡식성 및 채식 레시피의 비율을 계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매체 가운데 53.6%의 레시피가 육류 기반이었고, 비건 레시피는 20.2%에 불과했다. 뉴욕타임스는 잡식성 레시피 비율이 63.9%로 가장 높았으나 비건 레시피(19.7%)가 식물성 레시피(16.4%)보다 많았다.
AP통신은 63.6%의 육류 기반 레시피를, 13.6%의 식물성 레시피를 선보인 한편, 야후 뉴스(44.4%)와 워싱턴 포스트(42.5%)는 육류 기반 요리가 레시피 점유율의 50% 미만을 차지하는 연구에서 유일한 3개 매체 중 2개였다. 둘 다 비건 요리법이 25.4%로 4분의 1을 차지했다.
영국의 가디언은 전체 레시피 가운데 육류 기반 레시피를 49.1%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완전 채식 요리의 점유율은 18.4%에 달했다. ITV는 연구에서 고기 기반 요리가 78.2%로 가장 많았고, 식물성 요리는 3%로 가장 적었다. 아울러 BBC의 레시피 중 고기 중심 요리가 63.9%, 인디펜던트가 51%를 차지했지만, 식물성 레시피는 각각 12.3%, 12.6%에 그쳤다.
보고서는 조사를 통해 두 국가 모두에서 육류 기반 레시피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식물성 레시피가 여전히 비건 레시피보다 우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히며 대부분의 뉴스 매체가 기후보도와 레시피 섹션의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연구원들은 주요 매체가 독자들에게 보다 기후 친화적인 식습관을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되는 레시피 섹션을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식물성 레시피와 동물성 레시피의 비율을 최소 2:1로 유지하고 기본적으로 식물 기반 옵션을 제공할 것을 권장했다. 아울러 각 레시피에 기후 점수를 추가하고 기후 친화적인 옵션을 제공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베러 푸드 파운데이션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성명을 발표하고 “식물성 식단으로의 광범위한 전환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주요 방법 중 하나로 일관되게 언급되고 있으며, 개인이 자신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취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조치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라면서 “문화적 규범이 구축되는 방식에 대한 미디어의 막대한 영향력을 고려할 때, 뉴스 매체에는 채식 기반 식사를 적극적으로 정상화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와 책임이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2021년 미국의 음식 전문 매체 ‘에피큐리어스(Epicurious)’는 기후 성명을 발표하고 모든 조리법에서 소고기를 제외하고 웹사이트, 뉴스레터 및 소셜 미디어에서 소고기 기반 요리 게시를 중단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기후발자국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소고기를 배재함으로써 기후 식단을 알리고자 한 것이다.
당시 매기 호프만(Maggie Hoffman) 에피큐리어스 수석 편집자는 “우리의 결정은 지속 가능성에 관한 것이며, 세계 최악의 기후 위반자 중 한 명에게 방송 시간을 제공하지 않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 결정이 쇠고기 반대가 아니라 지구를 보호하는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