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건뉴스=김민정 기자] 많은 부모들이 아이의 키 성장을 ‘체질’이나 ‘유전적인 요인’으로만 생각하고 늦게까지 지켜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실제로 키 성장에 있어 유전의 영향은 전체의 20~30%에 불과하며, 나머지 70~80%는 영양, 운동, 수면, 정서 상태와 같은 환경적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따라서 아이의 성장 속도가 느리다면 단순히 체질 문제로 넘기기보다 조기에 정확한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자녀의 성장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려는 부모들이 늘어나면서, 성장클리닉의 역할도 주목받고 있다. 이는 단순히 키 크는 주사나 약을 처방하는 곳이 아니라, 아이의 성장 패턴을 분석하고 개개인의 건강 상태에 맞춘 맞춤형 성장 계획을 제공하는 곳이다. 키가 자라지 않는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내고, 이를 개선해 자연스럽고 건강한 성장을 도와주는 것이 핵심이다.
성장클리닉을 방문해야 할 대표적인 신호는 다음과 같다. △연 4cm 이하로 성장하는 경우 △또래보다 현저히 작은 신장 차이(10cm 이상)가 있는 경우 △성조숙증이 의심되거나 2차 성징이 또래보다 빠르게 나타나는 경우 등이다. 이 같은 변화는 성장판이 닫히기 전에 발견하고 관리해야 하며, 조치 시기가 늦어지면 치료 효과도 낮아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먼저 성장판 X-ray 촬영, 혈액 및 호르몬 검사를 통해 현재 성장 상태와 성장 가능성을 평가한다. 이후 분석 결과에 따라 △성장호르몬 치료 △체형교정 도수치료 △영양·수면 습관 개선 △운동 요법 △정서 관리 등 다양한 접근법을 복합적으로 시행한다. 특히 최근에는 한방과 양방을 함께 활용해 아이의 체질과 면역력, 소화기 기능 등도 함께 고려하는 협진 프로그램도 늘고 있다.
성장치료는 가능하면 성장판이 열려 있는 시기, 즉 남아는 17~18세, 여아는 15~16세 이전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 특히 만 6~10세 사이에 치료를 시작하면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리는 데 더 유리하다. 단순히 키만이 아니라, 면역력 강화, 집중력 향상, 수면 질 개선 등 아이의 전반적인 건강을 함께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기 진단은 더욱 중요하다.
성조숙증 역시 자주 다루는 중요한 진단 항목 중 하나다. 여아의 경우 만 8세 이전, 남아는 만 9세 이전에 2차 성징이 나타나는 경우 성조숙증을 의심할 수 있다. 성조숙증은 초기에는 키가 빠르게 자라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 성장판이 조기에 닫혀 최종 신장이 작아질 수 있다. 따라서 사춘기 징후가 또래보다 일찍 나타난다면 방치하지 말고 성장클리닉에서 정확한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창원 키플러스의원 이희영 원장은 “성장 부진은 단순한 유전이나 체질의 문제가 아닐 수 있으며, 때로는 호르몬 이상, 만성 질환, 스트레스나 수면장애와 같은 원인이 숨어 있는 경우도 있다”며 “성장은 아이의 건강 전반을 반영하는 지표이므로 정기적인 성장 진단과 전문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