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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배양육, 소비자 수용 가로막는 ‘혐오감·불신·맛 우려’…스위스 연구팀 메타분석

 

[비건뉴스=최유리 기자] 스위스 취리히 연방공과대학교(ETH Zurich) 연구진이 전 세계 소비자들의 배양육 수용성을 분석한 결과, 윤리성과 환경적 장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혐오감, 안전성 불신, 맛에 대한 우려가 소비 확대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벽으로 나타났다.

 

국제 학술지 트렌즈 인 푸드 사이언스 앤 테크놀로지(Trends in Food Science & Technology)에 실린 이번 메타분석은 48편의 기존 연구를 종합해 총 22가지 요인을 추출했다. 연구진은 배양육이 동물복지와 환경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되지만, 다수의 소비자가 ‘실험실에서 만든 고기’라는 사실 자체에서 불편함을 느끼고 있음을 지적했다. 육식 소비자는 인공적 생산 방식에, 채식 소비자는 전통 고기를 연상케 한다는 점에 각각 거부감을 드러냈다.

 

맛에 대한 인식도 부정적이었다. 대부분의 소비자가 실제 배양육을 접해본 경험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기존 고기보다 맛이 떨어질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었다. 안전성에 대한 불신도 높게 나타났으며, 가격 역시 수용성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확인됐다. 일부 연구에서 소비자들이 배양육에 추가 비용을 지불하려 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지만, 아직 관련 데이터는 제한적이다.

 

개인적 성향 역시 소비 의사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새로운 식품 기술에 대한 거부감(food technology neophobia), 전반적인 신식품 기피(food neophobia), 음식 외관이나 질감에 쉽게 혐오를 느끼는 성향(food disgust sensitivity)은 수용성 저해 요인으로 작용했다. 반면 배양육이라는 개념을 뉴스나 미디어를 통해 접하며 익숙해진 경우에는 수용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세계 최초로 배양육 판매를 승인한 싱가포르에서는 미국보다 긍정적인 인식이 확인됐다.

 

 

흥미로운 점은 연령, 성별, 소득, 교육 수준과 같은 인구통계학적 요인들이 배양육 소비 의사와 사실상 무관하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단순한 사회경제적 배경보다 소비자의 인식과 성향이 훨씬 큰 영향을 미치며, 향후 연구는 다양한 요인 간 상호작용을 규명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구가 산업계와 정책 당국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고 평가한다. 단순히 가격을 낮추는 전략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배양육의 안전성과 건강성, 환경적 이점에 대한 체계적 홍보, 문화적 맥락에 맞춘 수용 전략, 소비자 체험 기회 확대 등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이번 연구는 대체 단백질 산업의 향후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글로벌 식품 기업들이 배양육 개발과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거부감을 어떻게 해소할지가 시장 성장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연구진은 “배양육은 기술적 가능성을 넘어 사회적 수용성이라는 새로운 과제에 직면해 있다”며 “신뢰 구축 없이는 지속 가능한 성장도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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