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뉴스=박민수 기자] 서울 용산구 신흥로의 갤러리 사유가 개관 공식 첫 전시로 김세중, 김남표 작가의 2인전 ‘Etre-H2’를 연다. 이번 전시는 지난 9월부터 10월 말까지 해방촌 다이아몬드지에서 열린 ‘Etre-H’의 연작으로, 두 작가가 파리에서 얻은 감각과 존재에 대한 사유를 새로운 공간에서 확장해 선보이는 자리다. 갤러리 관계자는 이번 전시에 대해 “두 작가의 회화가 공간을 달리하며 만들어내는 호흡과 방향성을 보여주는 기획”이라고 밝혔다.
전시명 ‘Etre-H2’는 ‘Etre-H’의 개념을 잇는 구조다. Etre는 프랑스어로 ‘있음’을 뜻하며, 예술가가 대상의 존재를 드러내는 동시에 자신의 내면을 투영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H는 갤러리가 자리한 해방촌을 의미한다. 두 작가는 이러한 개념을 기반으로 자연·빛·존재를 사유하는 회화적 접근을 이어왔다.
두 작가는 드로잉을 기반으로 자연과 빛의 움직임을 세밀하게 관찰하는 작업 경향을 공유한다. 앞선 ‘Etre-H’ 전시에서는 파리의 자연 풍경이 만들어내는 빛의 결과 색의 변화를 화면에 담으며, 단순한 재현을 넘어 존재와 내면을 드러내는 회화적 언어를 구축했다. ‘Etre-H2’는 이 주제를 더욱 깊게 확장한 작품들로 구성됐다.
김세중 작가는 동양적 감수성과 서양 오브제가 만나는 지점을 탐구하며, 물감 층위를 차곡이 쌓아 올리는 작업을 시간과 문화의 흔적을 교차시키는 기록으로 다뤄 왔다. 그는 사라지는 순간을 붙잡고 보이지 않던 층위를 드러내는 회화적 태도를 이번 전시에서도 이어간다.
김남표 작가는 야외 작업을 중심으로 자연과 빛의 흐름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회화적 접근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자연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해체하고 대상의 결을 따라가는 방식으로 작업해 왔으며, 이러한 태도는 파리 거리와 외곽 풍경을 기반으로 한 작품에서도 나타난다.
이번 전시는 하나의 문제의식을 공유한 두 작가가 공간적 전환을 통해 어떤 사유의 확장과 변화를 만들어내는지 확인할 수 있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tre-H’와 ‘Etre-H2’는 장소만 달라졌을 뿐 동일한 방향성을 다른 방식으로 풀어낸 연작의 구조를 가진다.
전시는 오늘부터 서울특별시 용산구 신흥로 11 지하 1층 갤러리 사유에서 열린다. 오프닝은 이날 오후 4시에 진행되며, 전시 기획은 다이아몬드지가 맡았다.












